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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실생활에 밀착된 집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실제로 집을 짓다보면 설계나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의외로 많다. 자신이 살집을 짓는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며 또한 즐거운 일이기도 한 것이다. 『마이·홈·시리즈』를 끝내면서 직접 집을 지은 주부 이영근씨(41·회사원 윤병렬씨의 부인)의 경험담을 들어본다.
우리가 살던 집은 대지 27명의 한옥(서울중구신당동)이었는데 집이 낡고 좁아 언제건 새로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여름 옆집(23평)을 사서 두집을 터 50평 대지위에 새집을 짓기로 했다. 아담한 2층집을 짓고 중학과 대학에 다니는 두아이들과 함께 시부모님도 집에서 모시기로 한 것이다.
대지50평에 건평 37평정도의 2층집을 짓기로 하고 설계는 건축가 김인씨에게 부탁했다. 처음엔 집안식구들의 「아이디어」로 설계를 하려 했지만 워낙 좁은 땅에 설계의 묘를 살리자니 전문가의 손을 빌리는 수밖에 없었다. 난방은 기름「보일러」를 쓰기로 하고 아래층에 안방과 거실·부엌·욕실, 2층에 학생방 2개와 시부모님들의 방을 배치했다.
공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7월초. 설계도를 여러모로 검토, 평당15만원의 비용을 예상하고 공사는 직영기로 했다. 남편이 일의 내용을 대강 알고 내가 공사장에 꼭 붙어 있으면 감독을 할 수 있을것 같았다. 한편 공사비를 평당15만원으로 계산할수 있었던 것은 자재값이 덜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몇년전부터 집지을 것을 예상하고 「시멘트」·목재·철물등을 사 모았던 것이다. 그러나 공사를 시작하고 보니 「시멘트」는 다 굳어서 못쓰게 되어 있었다.
공사비를 절약하기 위해 벽은 외벽을 제외하고는 「시멘트」벽들을 사용했다. 외벽에는 습기가 스며들지 않도록 오지벽돌을 썼다. 벽에서 비용을 절약하는 대신 장틀등 나무는 비교적 고급품을 썼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뒤틀리거나 해서는 안되겠기 때문이다. 각방은 모두 「파이프」를 넣어 온돌로 하고 거실에는 붙박이 책장과 수납장을 만들어 공간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했다.
공사를 하며 느낀 것은 공사 시기를 신중히 택해야 하겠다는 점이다. 우리는 7월에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장마로 공사가 많이 지연됐다.
이제 「페인트」칠을 끝내고 도배만 하고 나면 이달 중순께 새집으로 입주할 계획이다. 집을 새로 지으려는 분에게 권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실제 생활에 밀착된 집을 지으라는 것이다. 가령 세탁기가 편리하긴 하지만 수도가에는 빨랫돌도 필요하다는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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