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아산 세월이 후회스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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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조총련계 재일 동포 추석성묘 모국방문단을 위한 서울시민환영대회가 24일 하오3시 서울중구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서울시 주최로 열렸다.
대회장에 참석한 재일동포 6백 여명은 조국의 참모습을 보고 그 동안 조총련에 속아 왔던 것을 깨달았다면서 앞으로는 영광된 조국을 위해 살겠다고 거듭 다짐하고 대한민국 만세를 힘차게 불렀다.
대회장에서 박순천 여사가 등단, 『호랑이도 죽을 때는 제 굴을 찾는다고 여러분이 묻힐 곳도 나와 함께 이 조국의 땅이다…』라고 흐느끼며 말하자 장내는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대회장에는 이호 대한적십자사 총재, 곽상열·고전문·이도선씨 등 1천4백 여명이 참석했다.
대회는 구자춘 서울시장의 개회사와 재일 거류민단장 윤달용씨의 인사, 이도선 의원의 격려사와 재일동포 대표 양서효씨(제주도출신·대판상공회의소 이사)의 답사순으로 진행됐다.
구시장은 대회사에서 『너무도 그립고 기다리던 동포였기에 만나는 기쁨과 감격은 더 없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윤달용 재일 거류민단 중앙단장은 73년7월 남북적 7차 평양 본 회담에서 우리측이 추석명절을 전후해서 성묘단을 보내자는 제의를 했으나 북괴는 한마디로 거부했고 그 후로는 적십자회담마저 일방적으로 깨버려 성묘단 교환이 좌절되어 우선 재일 동포만이라도 성묘를 할 수 있도록 이번에 주선하게 된 것이라고 경위를 설명했다.
재일동포 대표 양서효씨는 답사를 봉해 『조국의 흙 냄새를 맡으며 세 번 울었고 참다운 동포애와 인도주의가 무엇인가를 알게됐다』고 말한 뒤 『기성 집단은 전쟁도발 행위를 중지하고 진정한 평화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말하자 재일 동포들은 모두 일어나 이에 찬동했다.
이호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서울의 발전모습이 담겨진 벽걸이 접시 1개씩을, 구시장은 재일동포 김정현씨(61)에게 대형 태극기를 선물했다.
끝으로 모국방문단 일행은 『지금까지 조총련에 속아온 것을 후회하며 조국을 위해 충성을 다하자』는 내용의 결의문을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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