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역전 굿바이 안타 치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황식 전 총리가 14일 미국에서 귀국했다. 16일엔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김경빈 기자]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14일 “야구로 말하자면 역전 굿바이 히트(끝내기 안타)를 치겠다”고 했다. 이날 오후 5시30분 인천국제공항에서다. 미국 체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그는 “출발은 좀 늦었지만, 저 스스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의 한 사람이라 생각한다”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희생 번트를 치더라도 여당 승리를 최우선의 목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 각을 세웠다.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서울시 행정을 시민운동의 연장선에서 운영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 출마를 결심한 배경은.

 “서울시장을 여당이 차지해야 박근혜 정부 국정의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고 서울시를 발전시킬 수 있다. 정몽준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과의 경쟁을 통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본선에 나갈 때 서울시장 자리를 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해 나서기로 했다.”

 - 박원순 시장에 대한 평가는.

 “소통과 현장을 중시하는 시정은 훌륭하다. 그러나 지금 시대에 가장 중요한 건 통합이다. 중앙정부와 갈등도 하고, 강남과 강북 전체를 아우르는 행정을 못하고 있다. 서울시의 미래보다는 현재의 문제 해결에 너무 급급하다. 전임 시장들의 공적과 정책을 너무 폄하하거나 무시하고 낭비시키는 사례도 있어 유감스럽다.”

 - 정몽준 의원에 대해선.

 “대단히 매력적인 분이다. 인물도 좋고 축구를 통해 국민의 사기를 한층 드높여주신, 그리고 꼭 부러운 것은 아니지만 돈도 많다. 모든 면에서 훌륭하지만 다양한 국정 경험을 쌓은, 행정경험을 쌓은 저와 겨뤄봐서 시민들이나 당원들이 평가하고 판단할 것이다. 아름다운 경선, 치열한 경선을 통해 누가 되든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밑거름을 쌓는 경선이 되리라 믿는다.”

 - 경쟁자들보다 출발이 늦었다.

 “지금부터 겨레사랑과 나라사랑의 진정성을 보이고, 그간의 국정 경험을 시민과 당원들에게 잘 설명하면 순식간에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한 달 정도 지나면 변화된 상황 보게 될 것이다. 자신감 있게, 그러나 겸손한 마음으로 당 승리를 최우선의 가치로 삼고 아름다운 경선, 치열한 경선에 임하겠다.”

 - 친박계가 지원한다는 논란이 있다.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당으로부터 참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고민해 결정한 것이지, 흔히 말하는 ‘박심’(朴心)에 의존해 나서는 것은 아니다. 어느 계파 일부에 의지해선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당 일부의 지원을 받는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다. 경선 과정을 보면 오해 풀릴 것이다.”

 - 구상하는 정책은.

 “서울시민의 일상생활이 안전하고 편리해야 한다. 복지에 있어 따뜻한 서울을 만들고, 질서가 바로 서는 서울이 돼야 한다.”

 김 전 총리는 15일 현충원을 방문한 뒤 새누리당에 입당 원서를 내고 6·4 지방선거 후보자 신청서류를 낼 예정이다. 공식 출마 선언은 16일 당사에서 한다.

글=권호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