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EC, 승용차 덤핑 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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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0년대 초 국제 통화 질서가 무너질 때 나돌다가 그후 뜸해졌던 미·EEC (구주공동시장) 제국간의 무역 전쟁 가능성이 최근 들어 갑자기 높아졌다.
미국이 EEC 제국의 「치즈」·「햄」 통조림 수출에 「덤핑」시비를 걸어 이를 막은 후 최근에는 승용차 수출까지 방해하려고 나서자 EEC 측이 발끈한 것.
구주 측의 주장은 ▲문제된 차종이 미국에서는 생산되지 않는 소형차이고 ▲구주 국가가 자동차 수출에 대해 보조금을 지불한 적도 없으며 ▲요즘처럼 환율이 파동 하는 시기에 무슨 수로 구주 산 자동차 생산 원가를 계산해서 「덤핑」이라고 규정했느냐는 등등, 더구나 이번의 「덤핑」 규제 소동은 GATT (관세 무역 일반 협정)장의 제소권자인 업계가 내놓은 것이 아니라 노조와 의원이 제기한 것이어서 문제를 삼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주장. 구주 측은 지난 4월 「치즈」 수출에 대해 상계 관세를 걸려고 하자 보조금 지불을 중지했고, 6월에는 「햄」 통조림에 대해서도 보조금을 철폐했다. 따라서 이번에 미국 측의 자동차「덤핑」 규제에 반발하고 나선 것은 감정적인 문제까지 가미된 듯. 여차직하면 보복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어서 세계 경기 회복을 위한 미·불·서독의 공동 보조 합의를 무색하게 했다. 【JP=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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