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주부「프로」너무 적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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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TV대중화 시대에 발맞추어 시청자들의 기대와 요구는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공식등록에 따르면 전국에 걸쳐 TV수상기는 무려 1백20만대를 해아리고 있다. 한 관계자의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1백50만대로 추산된다. 다른「매스·미디어」와는 달리 TV는 모든 계층에「어필」하고 있다.
TV대중화를 촉진시킨 요인중의 하나는 주부들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것은 주부들의 새로운 여가 이용에「어필」했으며 「채널」의 선택에도 주부들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TV「프로」를 분석해보면 주부들을 위한「프로」는 시간대로나 그 량에 있어서 의외로 소외되어 있다.
최근 TV3국의 주부들을 위한「프르」는 1∼2개정도 주간 3천2백분의 방영시간에 이들이 차지하는 시간은 고작 1백∼2백분으로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는 실정.
이런 겅향은 TV초창기나 지금이나 별다른 변화가 없다. 다만 지난70년9월부터 73년11월까지 아침방영이 있었을 때는 아침시간대에 주부들을 위한「프로」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아침 방영시간이 없어 지면서 주부들을 위한「프로」는 급격히 줄어 지금은 TBC가「오늘의 요리』(월∼금 저녁6시30분·10분간), 『일요여성』(일·아침10시30분·30분간) 두「프로」를 KBS가「토요일 오후』(토요일 하오l시10분·50분간), 『세상진단』(목요일 하오11시·30분간), MBC가『알뜰살림퀴즈』(월∼금요일 하오6시30분·20분간), 「경제 교실』(일요일 상오7시·30분간)등을 갖고 있을 뿐이다.
주부들을 위한 「프로」를 생활정보제공등 실생활 위주의 것과 주부들의 사회의식개발등 교양「프로」로 대변한다면 그나마 지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주부「프로」는 대부분 요리소개나 단편적인 생활정보제공에만 치우쳐 있는 실정. 그것도 주부들의 참여나 대상이 지극히 제한되어 있는 내용이다.
따라서 생활문화나 교양 「프로」제작엔 저거 소홀한 편이다.
당무자들에겐 그들데로 고통이 없지 않다. 주부들에게 좋은시간인 아침에 방송이 없고 그렇다고 주부시간을 저녁의 황금시간대에 넣을 수도 없으며 사실상「드라머」나 「쇼」등 오락「프로」가 주부들을 상대로 제작되고 있다고 말한다.
서강대의 이근삼교수는『근본적으로 낮「프로」가 없어 문제지만 밤에도 연속극밖에 볼 수 없는 TV제작 「패턴」이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먼저 시청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부들을 상행위의 대상으로서만 아니라 교양을 심어줄 한 인격적 대상으로 생각하여「프로」를 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의 윤용교수도『각 TV가 시청율 때문에 교육적인「프로」를 제거하려 하고 시청자들에게 아부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프로」마다 문화적인 생활태도를 지향하는 교양적요소를 부여하면 경영의 위협을 받지 않고도 인기를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부 김혜영씨(34·서울도봉구쌍문동)는 『주부가 꼭 주부시간만을 보는 것은 아니지만 품격 낮은「코미디」보다는 주부들을 의식한 교양 「프로」를 많이 제작했으면 한다』고 아쉬워 했다.<박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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