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봉

강원도를 가로질러오다가 경기도 포천군으로 들어서면서 격랑을 일으키듯 세차게 용틀임하고 있는 것이 광주산맥인데 이 일대에는 이미 널리 알려진 국망봉·명성산·각흘봉·박달봉·백운산·광덕산 등 말고도 수없이 펼쳐져있는 봉우리 하나 하나가 모두 뛰어난 등산코스가 될 수 있어 산악인의 낙원이라 부를만하다.
그 중에서 이번엔 해발9백m의 삼대봉을 찾아본다.
삼대봉은 박달봉과 백운산·전룡봉을 꿰뚫고있는 백운동계곡을 지나 강원도 화천군으로 넘어가는 곳에 있다.
백운동계곡을 벗어나 광덕(사창리)고개를 넘어 약 1km를 가면(여기까진 서울 마장동서 일동면 경유 다목리행 버스 이용·상오7시와 11시 출발)우측으로 두터운 수림에 싸인 계곡이 뚫려있고 국도에서 곧장 산으로 오를 수 있는 등산길 입구가 바위사이로 가파르게 뻗어있음이 보인다.
이 길을 따라가면 곧 바위능선에 오르게되고 이 능선을 타고 북진하면 삼대봉에 이르게 된다.
삼대봉의 서쪽은 잡목에 덮인 평범한 모양이나 동쪽은 간담이 서늘한 암벽의 연속이고 울창한 활엽수의 밀림과 더불어 보기드문 원시의 심산유곡을 이루고 있다.
능선을 따라 계속 북진하면 시야가 탁 트이면서 광막한 철원평야가 발아래 펼쳐지고 동으로는 웅대한 강원도심부의 대산악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산 때는 동쪽계곡으로 떨어져 하늘을 가리는 숲속의 계류를 따라 내려오면 서울과 춘천을 이어주는 국도에 닿게된다.
이 계곡은 원시의 적막 속에 옥구슬같이 맑은 물이 시리도록 차갑고 하류쪽엔 티없이 깨끗한 큰바위들이 길게 펼쳐지다가 여기저기 아담한 폭포를 이루기도 하여 영원히 머물고싶은 선경과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