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의 UPI 회견 내용 (전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서울 15일 UPI동양】UPI 통신의 서면 질의에 대한 박 대통령의 서면 답변 전문은 다음과 같다.
▲미국의 대한 공약에 관해=인지 반도에서의 비극 이후 미 행정부와 입법부에서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반드시 준수하겠다는 공개적인 다짐이 계속 되풀이 발표되었다. 나는 미국의 이와 같은 공약 재확인을 굳이 의심하려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미국의 대한 방위 공약은 1954년에 체결된 한·미 상호 방위 조약에 입각한 것이고 이 조약은 한·미 양국 의회가 승인한 것이며 또한 미국 사람들은 그들의 공약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은 미 국리 상징>
▲주한미군의 계속 주둔 이유=우리 한국군은 막강한 군대이다. 그러나 우리 한국군만으로 북한의 지원 세력인 공산 대국들의 군사력에 대한 억제력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한반도에 있어서의 남북간의 군사력 평가는 비단 남북간의 차원에서만 이루어져서는 안되며 공산 진영과 자유 진영의 전반적인 군사력 비교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주한미군은 그 수에 있어서 불과 4만명에 지나지 않는 것이나 동북 「아시아」의 평화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세력 균형의 균형자가 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주둔은 계속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미국이 계속 태평양 세력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국가 이익이라면 주한미군은 그와 같은 미국의 국가 이익을 가장 결정적으로 상징하고 있는 존재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북괴의 남침 기도 드러나>
▲북괴의 대남 모험 가능성=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괴는 초현대식 무기로 장비된 50여만의 미군이 「베트콩」에 의한 침략을 완전히 저지 못한 것을 목격한 이상 그들도 불과 4만의 미군을 한반도에서 격파시킬 수 있다고 충분히 오판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김일성 자신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공산 지도자라고 자부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체면을 더 이상 손상시킬 수 없다고 초조해 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여론이 인지 사태로 말미암아 대외 공약에 대해 동요를 보여왔으며 그와 같은 불안정한 상태가 최 절정에 이를 것으로 그들이 판단하고 있는 내년 11월의 미 대통령선거를 전후한 시기를 그들이 남침의 가장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북괴가 현 동남아 정세에 편승해서 한국에 남침을 시도해올 것을 특별히 경계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남침을 준비해 온 사실은 DMZ 남쪽까지 파 내려온 10여개의 땅굴과 각종 군사 기지의 남하 배치 등 작금의 북괴군 군사 배치로 미루어보아 명백히 드러나고 있는 바이다.

<미의 대한 공약 준수 확신>
▲북괴 도밭에 대한 한국의 단독 반격 능력=앞서 말한바와 같이 우리는 미국이 대한 방위 공약을 지킬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미군의 지원이 있건 없건간에 우리는 끝까지 북괴 공산군을 격퇴하기 위해 최후의 1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싸울 것이다. 지금 우리 국군의 사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왕성하며 내 고향·내 직장·내 조국을 내 손으로 지키겠다는 우리 국민의 결의 또한 확고하다는 것을 우리 우방들 뿐 아니라 공산 국가들도 똑똑히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미 지원 없어도 공침 분쇄>
▲주한미군 철수 이후의 미국의 대한 군원 계속 여부=나는 앞에서도 미국의 대한 공약을 굳이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기 때문에 미군 철수를 가장한 질문에는 답변할 필요가 엇다고 본다.
다만 다시 되풀이하여 강조하고 싶은 점은 미군이 우리를 지원하든 안하든간에 우리는 공산 침략을 분쇄하고 최후의 승리를 쟁취하기 위하여 끝까지 싸울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그들의 대한 방위 공약을 준수할 것이며 또한 태평양 세력으로서의 그들의 국가 이익을 무참히도 포기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한국 피침 땐 일도 위험>
▲한국전 재발시 일본 등의 대한 지원 전망=나는 한국이 공산화될 경우 일본과 기타 「아시아」의 여러 나라가 어떠한 영향을 입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을 그들 스스로가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이 공산화될 경우 일본은 그들의 안전 보장상 직접적이며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일본의 국내 정치 질서에도 일대 변혁이 초래될 것이며 또한「아시아」의 평화 구조에도 심대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에 나는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따라서 나는 일본을 비룻한 「아시아」의 여러 이웃 나라들은 「아시아」의 평화 유지의 관건이 되고 있는 한반도의 안전 보장을 그들 자신의 문제와 다를 바 없는 것으로 인식할 것으로 믿는다.

<국론 통일로 총화 단결>
▲한국 안보를 위한 국내적 태도=「크메르」 월남의 경우 이들 정부군이 병력이나 장비면에서 공산군보다 우세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국론의 통일이 안되고 국민의 총화 단결이 안되었기 때문에 갖거 있는 힘을 즉각적으로 충분히 발휘할 수 없었고 그랬기 때문에 패배하고 말았던 것이다.
즉 정치 불안과 사회 혼란이 계속되어 집안 싸움만 하다가 쓰라린 패배를 맛본 것이다.
우리 국민과 정부는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론을 통일하고 총화 단결하여 총력 안보 체제를 구축해야만 북괴의 남침 야욕을 분쇄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앝고 있다.
난국에 처해서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우리 공동의 적은 공산 침략 위협이다. 모든 국민이 일치 단결해서 이 공동의 위협에 대처해 나가야만 한다.

<대한민국은 반드시 승리>
▲해방 30년의 요약=해방 30년은 한마디로 싸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싸우는 치열한 남북 경쟁의 연속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싸움은 결국 공산주의의 군사적 침략을 격퇴하기 위한 싸움인 동시에 자유와 민주를 바탕으로 한 진정한 민족주의와 공산주의의 조종을 받는 사이비 민족주의와의 이념을 둘러싼 싸움이었다.
지난 30년의 역사는 남북한이 누가 먼저 평화와 발전을 위한 건설을 이룩하느냐의 경쟁의 연속이었다.
이 같은 2중 3중의 시련은 불행히도 남북 분단으로 강요된 민족적 시련이었으며 이 시련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이 시련에서 이겨왔으며 앞으로도 반드시 이길 것이다.
지난 30년간의 시련은 대한민국의 민족사적 정통성에 입각하여 우리 민족이 다시 평화롭게 재통합되기 위한 보람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특히 지난 30년간의 역정에 있어서 남북 경쟁에서의 대한민국의 승리를 위한 결정적인 국력의 기반이 나의 재임 기간 중에 이룩된데 대해 그 동안 국민들의 뜨거운 지지와 협조를 새삼 감사히 여기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도 우리 정부와 국민은 한 마음 한 뜻으로 평화 발전 그리고 통일을 위한 성실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