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여성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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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기품 있고 우아한 아름다움은 순수한 미적 허가의 기준에서 볼 때도 가장 안정된 것이라고들 한다.
인품과 태도가 고상하다든 가, 취미와 언행. 복장이 우아하다든 가, 문체나 예술적 표현이 품위 있다든 가 하는 것은 그 안정을 유지하는 미감을 좋게 표현한 것이다.
고전주의적 예술관은 가장 이상적인 아름다움이「우미」라고 말한다. 그 우미 가운데도 「우아한 멋」은 더욱 값진 것이라고 하겠다.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균형의 아름다움을 지닌 것, 거기에 그치지 않고 요란하지도 괴벽스럽지도 않은 것은 누구에게나 친근감을 갖게 하는 아름다움이다.
여성의 아름다움 가운데서 우아 미는 그런 때문에 특히 돋보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원래 「아름다움」은 단순히 외면적. 형식적인 것이 아니고 내면적·정신적인 것이 밑받침되고 이들이 결합되어 나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우아한 여성의 아름다움은 신체의 일부, 또는 전부의 외면적 미에 국한되지 않고 정신적·심성적으로 닦아 형성된 수련의 미가 아닐 수 없다.
구술을 갈고 닦아 윤을 내듯이 사랑과 인내로 몸가짐을 닦아온 여생의 아름다움은 여간해선 범하기 어려운 숭고한 미의식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다. 그런 여성은 가정에 있어서 남편을 사랑하는 아내, 자녀를 살뜰히 보살피고 키우는 어머니, 이웃과 친지들을 화합케 하는 주부로서 성심을 다한다.
개인으로서의 자기완성을 위해 성실 하려는 여성은 충실한 한 가정 인으로서의 책무를 잊을 수 없는 것이다.
가정을 식모에게 맡기고 친목회다, 계다, 모임이다, 놀이다 하는 핑계로 겉 나도는 여성들. 들판에 나갔다하면 으례 장구·꽹과리를 치면서 목청껏 소리지르고 어린이들은 아랑곳없이 술 취해 춤바람을 일으키는 여성들의 추태에서 참다운 여성의 우아한 아름다움을 찾아볼 수는 없다.
남성들의 반사회적·비도덕적 추태가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것 못지 않게 지각없는 여성들의 이 같은 방종이 더욱 크게 가정과 사회를 파괴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로마」제국의 멸망을 성도덕의 타락에서 비롯한 사회윤리의 붕괴에서 찾는 사가들도 있다.
사실 동서고금의 역사를 통해서 사회윤리와 도덕의 기반을 터잡게 하는데 있어서의 여성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한 나라 국민의 사기를 좌우하고, 사회기강의 서고 안정을 결정짓는데 있어 여성의 도덕적 품성과 그 시범은 거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여성은 가정과 사회의 조화를 유지하는데 남성 못지 않게 중대한 책임이 있다. 학식과 교양의 축적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숭고한 것 같이, 인간사회의 반분을 감당하는 여성은 그 사랑의 정신과 우아한 매력과 책임을 의식하는 헌신을 통해서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공헌해야 하는 것이다.
부조리와 퇴폐적 풍조가 가득 찬 오늘의 난국을 해소시키고 불의와 부정을 시정하려는 여성들의 참된 용기와 의지는 아마도 우아한 아름다움을 지켰던 옛 미인들의 고고한 절개와 기품을 오늘에 되살리는데서 찾아야할 것 같다. 「여성의 해」를 맞은 우리 여성들이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그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데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 보다도 인류에 있어 더 고귀한 것, 여성의 생명이라고도 할 우아한 아름다움이라든가 착한 마음씨를 지져야할 필요성은 더욱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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