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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IA의 외국수뇌 암살계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넬슨·록펠러」미 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미CIA비위사실 조사특위가 말썽 많은 CIA의 대외활동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포드」미대통령에게 제출할 마감일인 오는6월5일을 앞두고 『미국의CIA(중앙정보국)가 「쿠바」수상 「피델·카스트로」암살에 관련됐다.』는 확증이 밝혀져 미국의 대중남미외교에·큰 마이너스」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사실 ClA가 외국수뇌 암살계획에 간여했을 것이라는 시사는 지금까지 여러 번 있었다. 우선 「포드」대통령이「오프·더·레코드」의 약속을 하고 회식하는 NYT의 간부에게 『국내「스파이」 이상으로 골치 아픈 문제, 예를 들면 「암살 건」이 있다.』는 말을 비쳤고 이 비밀발언에 이어 CBS·TV는 『CIA가 60년대에 적어도 외국수뇌 3인에 대해 암살을 기도했었다.』고 방송했다.
그러나 이 문제가 CIA조사를 둘러싼 최대의 관심사가 된 것은 「리처드·헬름즈」전CIA국장(현 주「이란」 대사)의 실언 때문이다. 냉철한 「마스터·스마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헬름즈」전CIA국장은 『CIA는 항상 모든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암살도 포함되는지 여부는 답변할 수 없다.』고 말함으로써 암살계획을 협의한 사실이 있음을 시인한 것.
그 동안 나온 미「매스컴」의 보도를 종합하면 암살대상이 된 것은 「쿠바」의 「피델·카스트로」수상을 비롯해 「도미니카」의 「라파엘·트루히요」대통령, 「아이티」의 「프랑솨·뒤발리에」대통령 등3명.
이밖에 「콩고」의 「루뭄바」수상도 대상이었다는 설도 있다.
반미독재에다 용공을 했던 「트루히요」는 암살 당했고 역시 반미독재를 했던 「뒤발리에」는 CIA가 2백 명 반란군을 선동, 「아이티」에 진공 시켰으나 실패한 일이 있은 후 병사했다. 「루뭄바」는 반미친소주의자로 반대파에 의해 처형당했지만 그 배후에 CIA가 있었다는 얘기가 파다했었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센세이셔널」한 것은 「카스트로」암살계획이다. 「케네디」전대통령도 NYT의 한 기자에게 「카스트로」의 암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실은 그와 같은 제안이 자주 나오고있다.』는 말을 했었다는 것이다.
유명한「칼럼니스트」「잭·앤더슨」에 따르면 CIA는 61년 「쿠바」침공을 전후해서 「마피아」단과 결탁, 「카스트로」수상의 요리사와 가까운 「쿠바」인을 포섭, 3일간 효과를 지속, 사후에 약의 흔적이 없어져 병사로 보이게 하는 특수 독약을 식탁에 올렸으나 실패했었고, 그후 소총·폭약에 의한 암살을 네 차례나 꾀했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케네디」의 암살이 「카스트로」의 보복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것. 「존슨」대통령보좌관을 지냈던 「레오·자노스」씨가「어틀랜틱」지에 기고한 것을 보면 「존슨」대통령은『미국은 「카리브」해서 서투른 살인회사를 경영해왔다. 「카스트로」암살실패의 보복으로 「케네디」가 암살됐다고 본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케네디」암살은 「오즈월드」의 단독범행으로 돼있지만 그런 결론에 이의를 다는 사람들이 많다. 당시의 「워런」위원회는 「카스트로」암살계획설을 몰랐었고 「오즈월드」가 「멕시코」의 쿠바」대사관을 방문한 사실, 「쿠바」를 위해 활약한 사실 등을 충분히 생각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쿠바」의 보복설이 새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외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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