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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때 알리던 40년 전 사이렌 들어보셨나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궁핍했던 시절 낮 12시를 알리던 오포(午砲)가 전북 군산시 임피역에서 다시 울려 퍼진다. 오포는 농촌지역 등에서 정오가 되면 경보를 발하던 사이렌 소리를 말한다.

 군산시는 국가등록문화재(208호)인 임피역사를 널리 알리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5m 높이의 철제 오포대와 사이렌을 설치했다고 4일 밝혔다. 정오가 되면 자동으로 오포가 울리도록 경보 시스템도 함께 갖췄다.

 임피역의 오포대는 1950년대 초반 지역주민들이 성금을 모아 세웠다. 70년대 초반까지 매일 낮 12시만 되면 사이렌을 울려 주민들에게 점심때를 알렸다.

또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마을 주민 소집용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90년대 초반 농촌인구 격감과 함께 관리 주체였던 의용소방대가 사라지면서 오포도 덩달아 없어졌다.

 임피역은 1912년 호남평야의 쌀을 군산항으로 실어 나르기 위한 간이역으로 만들었다. 일제시대 수탈의 흔적을 간직한 임피역은 해방 이후에는 농촌 주민들이 공장으로 출근하거나 학생들이 학교로 가면서 타는 통학열차의 추억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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