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가꾸는 약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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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농가 뿐 아니라 널찍한 마당이나 도시근교에 몇 백평 정도의 땅을 가진 도시인들 사이에도 최근 들어 약초재배에 관심을 쏟는 수가 늘고 있다. 권정욱씨(한국약초 종묘사)에 의하면 약초재배는 다른 보통 작물보다 소득을 높여 주는데다 화초를 가꾸듯 취미로도 가꿀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가꾸기 적합한 몇 가지 약초의 재배방법과 주의할 점을 소개한다.

<주의할 점>
약초를 가꾸어 소득을 올리려면 재배기술보다는 약초의 수요에 관한 정보에 민감해야 한다. 약초를 재배해온 많은 농가들이 별 소득을 얻지 못한 까닭은 재배기술은 거의 갖추었음에도 수급계획에 대한 소식에 어두워 생산량이 넘치는 품종, 혹은 실제로 수요가 없는 품종에 손대었기 때문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또 어느 상품을 살 때에도 소비자들이 겪게되는 일이지만 약초를 살 때는 특히 소비자들이 품종을 속아 사기 쉽다.
「이탈리아」산 감초가 약재로 부진하게 거래되자 최근 들어 원감이라고 속여 판매되고 있으며 패모·사충 등은 원패모·원사충으로, 초오는 생부자 등으로 엉뚱한 이름을 달아 판매되고 있다.

<재배방법>
우선 가꿀 품종을 선택하는데 가정에서 취미로 키우는 것이므로 약용과 식용으로 함께 쓰일 수 있고 꽃도 피는 것을 고른다. 요즘(5월초까지)이 심는 시기인 종류는 구기자·맥문동·대천궁·환산약·사료(더덕)·길경(백도라지)·원황정·「컴프리」 등.
이중 환산약·사료·길경의 재배법을 간추린다.
▲환산약=약용으로도, 식용으로도 쓰인다. 약용으로는 흔히 중류층 이상의 가정에서 많이 소비되는 원기제로 쓰이며 식용으로는 구워먹게 된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기후나 토질은 약초가 자라기 좋은 적절성이 0.2∼0.3%가 될 만큼 좋은 조건인데 환산약도 예외가 아닌 편이다. 토질은 사질이나 점질 모두 무방하다.
종근을 심은지 1년 후면 수확할 수 있으며 약용으로 쓸 경우는 깎아 말리면 된다.
종근의 값은 1천6백g짜리가 3백원. 30평의 땅일 경우 10㎏의 종근을 심으면 된다.
▲사료=식용으로는 흔히 더덕이라고 불린다.
토질은 사질의 부드러운 땅이 알맞다. 씨 값은 ℓ당 5천원. 30평의 땅일 경우 2㎗의 씨를 뿌리면 된다. 씨뿌리고 난 후 1∼3년 후면 수확할 수 있으며 약용으로 쓰려면 말린다.
▲길경=흔히 백도라지로 불리는 약초. 토질은 사질의 부드러운 땅이 좋다. 씨 값은 ℓ당 3천원이며 30평의 땅일 경우 4㎗의 씨가 필요하다. 수확기간은 씨를 뿌리고 난 후 1∼2년. 약용이든 식용이든 껍질만 벗기면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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