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서 힘빠지는 국산 부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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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한국산 부품의 대중(對中) 수출 경쟁력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00~2013년 사이 46개 품목을 대상으로 두 나라의 산업경쟁력을 비교한 결과다.

 2일 현대경제연에 따르면 조사 품목 중 63%에 달하는 29개 품목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이전보다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과 중국의 수출 경합도는 2000년 0.36에서 지난해 0.43으로 13년 새 0.07포인트 높아졌다. 이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양국 간 수출 구조가 비슷해 경쟁이 심하다는 의미다.

 특히 일반기계·조립금속 등 중저급 제조기술이 쓰이는 부품 품목에서 경쟁력이 대폭 낮아졌다. 중국 업체들의 제조 기술력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반면에 전자·컴퓨터·사무기기 등 고급 기술이 쓰이는 부품들은 필요한 기술의 정밀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경쟁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재진 연구위원은 “국내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무조건 중저가 부품을 수출하겠다는 전략보다는 부품 품목별 경쟁력을 비교해 고급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 위주로 시장 진출 계획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자 집적회로가 수출 일등공신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과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한 회로는 452억5000만 달러(약 48조3000억원) 규모에 달해 2012년과 비교해 14.7% 늘었다고 밝혔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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