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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전공 갖가지 대학의 신설학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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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제 광보학과 조경학과 산업공학과 계산통계학과 공업화학과, 최근 몇 해 동안에 신설된 좀 생소한 이름의 학과들이다.
근래에는 문교부의 학과증설 억제정책으로 각 대학의 학과, 신설「붐」이 주춤하긴 했지만 그래도 학문의 전문적 세분화 추세와 새로운 전문인력 수요에 따른 시세에 민감한 대학경영자들의 상업적 계산으론 적지 않은 학과들이 신설됐다.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그 전공내용이 어떤 것인지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들 이색 신설학과들의 학문내용 및 현황·문제점들을 살펴본다.
올해 신설된 이색학과로는 동국대의 조경학과(농대) 와 서울대의 계산통계학과(자연대) 공업화학과(공대) 인류학과(사회대) 기상학과(자연대), 숭전대의 산업공학과(공대)등이 있다.
지난해 중앙대 정경 대에 우리나라 최초로 신설된 국제 광보학과는 계열별 모집으로 올해부터 전공과정을 개설, 사실상의 전공학과로는 올해 신설된 것이나 다름없다. 중대 국제광보학 과장 이우진 교수에 따르면 기업·정치·외교등 각 방면에서의 PR(광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국제외교가 점차 대중 외교 화하면서 몇 해전 문공부 산하에 해외공보관이 개설되자 이러한 부문에 종사할 전문인을 양성하기 위해 설치한 게 국제광보학과 라는 것.
그러니까 유능한 외교관·해외공보관·기업PR가 등의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광보학과의 학문영역은 외교학·광고학·정치학·경제학·신문방송 학 등 이 혼합돼 있다. 전공과목중의「키·프로그램」은 산업광보론과 행정광보론·국제광보론 등.
이 밖의 전공「커리큘럼」에 나타나 있는 이색적인 과목들로는 광고론·미래학·국제시장론·광보심리학·국제적응론·지역연구 등이 있다. 어쨌든 국제광보학과는 미국에서는 이미 30년 전부터「보스턴」대학에 광보대학(School of Public Communication)이 설치돼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생소한 학과다.
근래 환경과 공해문제가「클로스·업」되면서 인간의 정신적·육체적 휴양에 적합한 인공풍경을 만들기 위한 전문기술을 하나의 학문영역으로 독립시켜 보려는 데서 생긴 것이 조경학과. 우리나라에서 조경학과가 신설되도록 자극한 시세로는 고속도로 주변 및 도시환경을 위한 공원공사를 전담한 조경공사의 발족과 신축되는 도시 주택들의 정원「붐」등을 들 수 있다.
동국대학교에 신설된 조경학과는 올해 서울대 개편에 의해 없어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한 전공과정으로 그 이름이 있었던 학과이긴 하나 아직 일반에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학과다.「조경학」이란『심리학·일반미학·삼림미학·수예학·조원학·수목학·토목학·관광학·보건·공해 법규론 등 넓은 분야의 학문들이 종합해서 성립되는 하나의 응용과학』이라고 설명하는 권뢰택 동 대 농대학장은 조경 학에는 수목의 미적 취급·풍치조성은 물론· 「호텔」·도로·기타 각종 휴양시설에 관한 기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조경 학은 독일에서 이미 하나의 학문영역으로 체계화된 삼림미학보다는 한층 넓은 영역으로 모든 풍경의 미에 대한 학문으로서의 체계가 구상되려는 단계이긴 하나 아직까지 완전한 체계를 갖추진 못한 새로운 분야다.
조경 학을 전공한 사람들의 사회진출 분야로는 공무원·관광기관·실업계 등.
숭전대에 신설된 산업공학과는 이미 71년 서울대 공대에 신설돼 졸업생까지 나와 일반에게 좀 알려져 있는 학과이다.
한마디로 경제학에서의 경영학과와 같은 게 공학에서의 산업공학과 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산업공학협회가 정의한 것을 보면『산업공학이란 공학적 학식과 기술을 구사, ⓛ방법 및 제도개선 ②조직·운영의 절차와·질적 측정의 표준설정 ③표준에 어긋난 활동을 조 경하여 기업의 경영합리화와 개선된 품질의 상품이 보다 낮은 원가에 만들어지도록 노력하는 공학분야』라고 돼 있다.
1960년대 이후「컴퓨터」의 산업응용이 활발해지면서「기술」에서 완전한「학문」으로 체계를 갖춘 산업공학은 그 연구내용도 전통적인 작업측정, 원가연구, 공장설계, 행정기획 등으로부터 분석응용 및 결정기준 제공, 제도의 생산성과 기능의 개발 등을 새로운 전문영역으로 파고들고 있다.
특히 최근 산업공학의「커리큘럼」에서 각광을 받는 인간공학은 인체측정, 생체력학 등을 응용하여 우주공간에서의 인간의 활동 및 추계이론을 제공, 인공위성의 자주개발에 많은 기여를 하기도 했다. 어쨌든 생산성의 향상과 경영합리화 등의 필연적 요청인 시세에 따라 생겨난 산업공학과는 순수한 「엔지니어」의 배출보다는 기업의 기획 가, 경영보조자룰 양성한다는 의미에서 공대의 특이한 학과다.
이밖에 서울대에 신설된 계산통계학과와 공대화공과에서 분리된 공업화학과 등은 아직 전공교과과정이 확정돼 있지 않고 독특한 학문영역으로서의 정의가 어려워 학과 이름에 표방된 정도의 신설학과「이미지」뿐이다.
인류학과 기상학과는 과거 문리대의 고고 인류학과 천문기상학과에서 각각 분리돼 독립된 것으로 신설의 의미는 좀 희박
60년대 말에 생긴「호텔」경영학과· 비서학과· 관광개발학과 등을 포함한 이들 신설학과들이 과연 하나의 독립된 학문분야로서 성립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와 신설에 따라야 할 시설과 교수진의 확보가 미비한 채 인접학과의 전공과목이나 수강하고 학위를 받는 것 등에 대해 많은 교육전문가들이 비만과 시정을 촉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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