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카카오톡, 모바일 메신저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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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이석우(左), 저커버그(右)

페이스북의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와 카카오톡의 이석우 대표가 24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나란히 기조연설에 나섰다. 저커버그와 이 대표는 모바일 메신저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인터넷 서비스를 접하게 되면 결국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업체에도 득이 될 것이라는 논리로 상생과 협력을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카카오톡을 주목했다. 그는 “카카오톡이나 위챗 등이 일찍부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이용자당 2~3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왓츠앱이 성장하도록 도우면 큰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 10주년을 맞은 페이스북은 10대 회원 이탈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저커버그는 MWC에서 필리핀 통신업체와 손잡고 페이스북 전용 요금제를 선보였다. 그는 “인류의 7분의 1이 아닌 모든 사람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며 “페이스북과 왓츠앱을 통해 전 세계 누구나 무료로 메시지, 날씨 정보, 검색 등의 기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인터넷이 생활에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게 되면 형편에 맞는 유료 서비스로 갈아탈 것이고 결과적으로 통신사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한국 벤처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MWC 기조연설자로 초청된 이석우 대표는 한국 내 성공비결을 소개하면서 얘기를 풀어갔다. 그는 “카카오톡은 단순히 모바일 메신저에 멈추지 않고 이모티콘, 사진과 동영상 공유, 그룹채팅·무료통화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며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 93%가 사용하는 기본 앱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덕분에 세계 최초로 탄탄한 수익을 창출하는 모바일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카카오톡의 또 다른 변신을 예고했다. 그는 “은행권과 협력해 친구와 게임을 즐기고 음악을 공유하면서 계좌번호를 모르더라도 간편하게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와의 상생·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통신사와 모바일 서비스업체, 단말기 제조사는 상호의존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며 “모바일 서비스업체를 ‘방해’가 아닌 ‘혁신’으로 받아들인다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업계 전체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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