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제친 아우 … 몸집 커진 체크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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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체크카드 발급 장수가 신용카드를 추월했다. 1999년 체크카드가 도입된 뒤 처음이다.

 24일 한국은행 ‘2013년 지급결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에서 발급된 체크카드는 1억701만 장으로 국민 1인당 2.2장 꼴이다. 신용카드 누적 발급 장수(1억202만 장, 1인당 2.1장)를 앞질렀다. 체크카드는 해마다 발급이 늘어나는 데 비해 신용카드는 2011년(1억2210만 장)을 정점으로 발급 장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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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이용실적만 놓고 보면 신용카드가 앞선다. 지난해 하루 평균 이용실적은 신용카드가 1조3730억원, 체크카드는 2630억원이었다. 하지만 성장세 면에선 체크카드가 한 수 위다. 신용카드 실적은 지난해 3.4%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체크카드는 13.7%나 성장했다.

 체크카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건 쓸 만한 혜택이 늘어서다. 지난해부터 신용카드 소득공제율(15%)은 전보다 줄고 체크카드(30%)는 그대로 유지돼 격차가 벌어졌다. 과거엔 신용카드 없는 대학생이 주로 체크카드를 썼다면, 이제 알뜰한 직장인들이 체크카드 사용을 늘리고 있다. 이에 호응해 각 카드사도 경쟁적으로 쏠쏠한 부가서비스를 담은 체크카드 신상품을 지난해부터 속속 선보였다.

 이에 비해 신용카드는 1년간 안 쓴 휴면카드를 자동 해지하는 제도가 지난해 도입되면서 해지가 크게 늘었다. 또 신용카드 발급기준(신용등급 6등급, 가처분 소득 월 50만원 이상)이 까다로워지면서 발급 거절도 늘었다.

 신용카드는 억제, 체크카드는 장려하는 정부 정책은 올해도 계속된다. 가계부채를 줄이고 합리적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지난달부터 기존엔 200만~300만원이던 체크카드 하루 이용한도가 600만원까지로 늘었다. 또 1분기까지 모든 은행에서 24시간 중단 없는 체크카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이 카드사에서 받는 체크카드 계좌유지 수수료(0.2%)를 더 낮추고 모든 은행과 카드사가 체크카드 계좌 제휴를 맺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카드사 고객정보유출 사고 뒤에도 3개 카드사의 신용카드 발급 장수는 130만 장(4.2%)이나 줄었지만 체크카드는 90만 장(2.3%) 감소하는 데 그쳤다.

 모바일카드 시장은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난 데다 6개 카드사가 지난해 ‘앱카드’를 처음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어서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모바일카드 결제금액(하루 평균 26억원)은 15배로, 발급 장수(450만 장)는 9배로 급증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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