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사업」과 사회기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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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올해 외국관광객의 대대적인 유치를 위해 관광업체들에 대한 특별지원책을 강구 중에 있다는 것이다.
사실 오늘날 관광사업은 외화 가득 율이 가장 높은 이른바「무형수출산업」이 되고 있는 만큼 외환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우리의 경우 이 업종에 대한 국가적 진흥시책의 필요성은 강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관광사업에 대한 진흥시책을 펴나가는데 있어서는 그 시책이 당장 눈앞에 보이는 실리에만 급급해서는 안될 것이며 장기적인 안목과 높은 차원의 배려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것은 관광이라는「산업」이 자칫 국가사회의 기강이나 미풍양속을 해치는 퇴폐행위의 조장으로 흐를 소지를 많이 내포하고 있어 그것은 자칫 국민도의심의 근간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우려마저 없지 않기 때문이다.
73년에 미주유의 호황을 누렸던 한국의 관광사업은 74년에 접어들면서 터진「에너지」파동과 8·15사건들을 계기로 큰 타격을 면치 못했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의 관광사업을 적어도 73년의 수준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각적인 검토를 가하게 된 것이다.
우선 관광사업체에 대한 금융 및 세제상의 지원책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며, 경주와 제주도 및 설악산 등 이미 널리 알려진 관광지에 대한 집중적인 개발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외국관광객의 유치사업을 위해 관광공사의 해외지사와 대리점설치를 늘리고, 각국에 교섭 단을 파견하는 것 등 해외홍보활동도 전에 없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리하여 국내의 자연적인 관광지를 개발하는 것 이외에 민속문화소개, 경주고분 발굴소개, 도자기제작과정소개 등 소위「문화관광」과 낚시·「골프」·수렵·「스키」등「스포츠관광」「유엔참전용사 초청」「신혼부부관광」등 상당히 다양한 단체관광「프로그램」을 내놓아 외국인들의 관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 같은 방안들이 구체적으로 전개될 경우 상당한 효과가 있으리라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제부터의 우리 나라의 관광사업은 단순히 외환획득을 위한 외국관광객 유치에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 그러한 실리 말고서도 자랑스런 우리의 문화유산을 후손들이 오늘을 사는 세계인들과 함께 감상하고 그 가치를 길이 보존한다는 안목이 필요할 것이며, 종래의 「관광사업」에 흔히 부수됐던 불미스러운「이미지」를 말끔히 가시도록 그 개선책까지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본인들의 한국방문이 잦았던 지난73년 한국관광을 일부에서는「기생파티」라는 미명하의「매춘관광」이라고까지 혹평했던 것은 국민의 도덕적인 자존심에 대해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 것이었다.
관광한국의 이름은 일천한 것이지만 이제는 이 같은 오명을 씻고 산뜻한「이미지」의 관광한국의 면목을 세워야할 시점에 온 것이다.
최근 일본과 대만과의 관계가 악화된 이래「필리핀」에 외국관광객들이 몰린다고 한다. 반면「필리핀」은 동남아에서는 최상의 매춘관광지로 소개되어「필리핀」정부는 이에 대처하는 비상조치까지 취했다고 하는바 이것 역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관광이 결코 반도덕적인「유흥」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깊이 생각한다면 이 같은 오명은 당장은 몰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결코 바람직한 것이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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