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화해 차질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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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런던 19일 UPI 동양】소련이 18일 재소 유대인의 이민제한완화조건이 붙은 미국의 새 무역법안을 단호히 거부한 사실은 지금까지 긴장완화 상태를 지속해 온 미·소 관계에 중대한 위협을 던짐과 동시에 앞으로 동서관계와 미·소 양국의 국제평화 추구작업에 일대차질을 초래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런던」의 공산권문제 전문가들은 소련측의 이러한 움직임이 「헨리·키신저」 미 국무장관과 현 소련지도층 간의 밀월이 종식단계에 들어섰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앞으로 「크렘린」세력판도의 변화까지도 예견케 하고 있다고 신중히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유대인 이민증가를 조건으로 최혜국대우를 규정하고 있는 미국의 무역법안이 의회통과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소련의 관영「타스」통신 및 「안드레이·그로미크」외상 등이 이 법안을 「내정간섭」이라는 구실로 전면 거부하고 이에 관련된 미국 지도자들의 발언을 「조작」이라고 일제히 규탄한 것은 무엇보다도 ①중동문제 ②미 「이집트」관계의 연착화 ③유대인 이민 완화로 인한 소련·「아랍」 관계의 악화 우려 등 중요 문제들에 대한 소련의 이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무역법안에 유대인 문제를 첨부한 미국의 조치를 내정간섭이라고 표현했으나 이것은 피상적 구실이며 소련을 화내게 한 가장 두드러진 이유는 미국이 「헨리·키신저」국무장관을 내세워 추진중인 단계적 중동평화노력이 소련을 완전히 제외시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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