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오래 하느냐는 문제보다 나라다운 나라의 건설이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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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부산=허준 기자】김종필 국무총리는 18일 저녁 부산에서 『누가 오래 하고 짧게 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선택해야 할 문제는 어떻게 나라답게 건설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이 어른(박 대통령)이 오래 한다고 이러쿵저러쿵 얘기를 하나 그런 사람은 민족의 명제를 모르는 고전적 민주주의 관념을 가진 사람이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부산은행 강당에서 부산·경남지역 국민의회 대의원 3백80여명을 위한 「리셉션」을 베푼 자리에서 『요즘 많은 수는 아니나 헌법을 개정하면 하루아침에 자유다, 민주다, 안보다 하는 것이 이상적으로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은 자기분수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개헌론자들을 비판했다.
김 총리는 최근의 「오글」목사 추방과 관련, 『그 사람은 인혁당 사건에 관련된 자도 죄가 없다느니, 교회에서 선교를 통해 유신헌법을 고쳐야 한다느니, 교회 밖에서 신자의 앞장에 서서 「데모」나 하고 맘대로 학교에서 강의를 했는데 이것은 모두 출입국관리법에 위반되는 것이기 때문에 추방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또 『이 사람은 출입국관리국에서 선교 이외의 활동을 한 것을 시인하고 제발 내쫓지 말아달라고 해놓고 밖에 나와서는 정치활동을 한일이 없다고 딴소리를 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사회가 혼란하면 경제고 뭐고 아무 것도 안되며 이 민족에 죄과를 범하게 될 것이므로 사회나 학계에서도 혼란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5, 6년간 박 대통령을 모시고 안정 속에서 전진한다면 우리에게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19일 상오 부산대학교를 시찰, 윤천주 총장으로부터 현황을 보고받은 뒤 동래 영세민촌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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