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도 밥 짓는 법과 문제점|솥의 선택 등을 알아보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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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6일부터는 우리가「7분미 밥」이라는 새로운 밥을 먹게 된다. 구경해 본 일이 없는 이 생소한 밥에 대해 주부들은 걱정이 많은데, 미리 밥을 지어 시식해 본 분들로부터 밥맛·짓는 시간·솥의 선택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7푼도 쌀뿐 아니라 현미와 인조 미(감자·고구마 등으로 만든 쌀)까지를 구해서 실제로 밥을 지어 시식회를 마련했었던 한국부인회의 이옥기씨는『시식회에 참가한 50여명의 주부들 중 82%가 이 세 가지 중 7푼도 쌀밥이 가장 맛이 좋다고 말했으며, 지금 먹는 9푼도 쌀밥과 비교하더라도 크게 맛이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한다.
9푼도 쌀밥에 비해 약간 노르스름한 색이 나는 7푼도 쌀밥의 빛깔에 대해서는「괜찮다」 64%, 「보통이다」 24 %, 「싫다」12%의 반응을 보였다.
「끈기」에 대해서는「좋다」40%,「보통이다」 58%, 「나쁘다」8% 등이었으며「냄새」는「좋다」32%, 「보통이다」58%, 「나쁘다」100%였다.「부드러움」에 대해서는「좋다」70%, 「보통이다」24%, 「나쁘다」4%의 대답이 나왔다.
대체로 7푼도 쌀로 지은 밥은 여러 가지 면에서 괜찮다는 평을 들었으며 싫어하는 사람은 10명 중 1사람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우선 맛이 이 정도라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다행한 일이다.
7푼도 쌀에 대해 주부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밥을 짓는데 1시간 내지 2시간이나 걸린다』는 소문 때문인데, 재래식 솥으로 연탄불에 지을 경우 실제로 시간은 1시간이장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등교와 출근이 바쁜 아침시간에는 문제가 될듯하다.
「가스」로 밥을 지을 경우 지금까지는 15분이면 충분했는데 『7푼도 쌀은 미리 2시간이나 물에 불렸는데도 30분 이상이 걸렸다』고 이옥기씨는 말한다.
이때 솥은 지금까지 쓰던 양은솥이었고 물은 9푼도 쌀로 지을 때보다 1할 가량 더 부었다.
2시간이나 쌀을 불리는 것에 대해 영양학자들은 『수용성「비타민」을 잃는다』고 염려하는데, 물에 불리지 않고 그냥 짓는다면 물을 더 부어야 할 것은 물론, 짓는 시간도 더 길어질 것이다.
고압 솥에다 지을 경우에는 물을 일반 쌀과 똑같이 부어도 되며 이옥기씨의 실험에 의하면「가스」불에서 25분이 걸렸다.
역시 연탄불에 짓는다면 고압 솥을 쓰더라도 1시간 가까이 걸릴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고압 솥을 쓴다면 밥맛·짓는 시간, 그리고 영양가에 있어서도 이점이 많다. 그러나 고압솥은 값이 비싸고 또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물건 중에는 불량품이 많아 많은 위험성이 있다는 문제가 있다.
『4∼5개「메이커」제품을 사다가 골고루 써 보고 있는데 뚜껑을 열고 닫는데 많은 불편이 있으며 고무마개가 천장까지 튀어 오르고 밥이 강냉이처럼 튀어 쏟아진 일까지 있다』고 이옥기씨는 말한다.
『우리로서는 현재 어느 제품도 추천할 수 없을 정도이며 철저한 제품검사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 많은 사고가 일어날것』이라고 그는 염려한다. 가격은 10인분이 6천5백원, 5인분이 4∼5천 원 선이다.
9푼도 쌀에 맞춰 열량을 조절해 놓은 전기밥솥으로 7푼도 쌀밥을 지을 수 있느냐는 주부들의 의문도 많다.
대한전선 전기생산부의 황정연씨는『물만 많이 붓는다면 현재 만들어진 전기밥솥의 열량으로도 충분히 7푼도 쌀밥을 지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7푼도 쌀을 구해 실제로 실험이 끝나는 대로 시간조작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알려주겠다고 말한다. <장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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