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문은 세 신부 정문서 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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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의원들의 농성 장에는 야당의 원로·신민당 지구당 위원장·천주교 신부들이 위문 왔으나 정문에서 심한 제지를 당했다.
비교적 제지를 받지 않은 전 총재 유진오 박사는 5일 하오 5시부터 약10분간 본회의장을 찾아와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
전 박사는 김 총재가 『건강이 안좋으시다는데 감사합니다』고 인사하자 『1주일 전부터 감기가 들었으나 어제부터 좀 낫다』고 했다.
김 총재가 『선생님도 공감하실 때가 그래도 좋았읍니다. 그때도 이런 일이 몇 번 있었죠』라고 하자 옆에 섰던 송원영 의원이 『선생님이 당수 하실 때도 네 번했습니다. 그 때는 김 총재가 원내총무였죠』라며 『김 총재가 이런 일에 장기가 있는 모양이라 우리가 죽을 지경』이라고 한마디.
그러나 7시20분께 의사당에 신민당에 온 원로였던 홍익표씨는 정문에서 「잠바」부대의 집중적인 제지를 밤아 홍씨를 본회의장으로 들어오게 하려는 의원들과 20분 가까이 실랑이를 벌였다.
홍씨가 계속 제지를 당하고 있자 이택돈 황낙주 김창환 최성석 유제연 김동영 황명수 의원 등이 뛰어나가 10여명의 「잠바」 부대와 밀치고 치는 육박전 끝에 간신히 입장.
이보다 앞서 원외 위원장들이 「박카스」를 사 들고 위문했으며, 8시께 김 총재 부인 손명순 여사 등 의원 부인 5명이 귤·사과·과자 등을 갖고 잠시 다녀갔다.
그러나 농성 의원들을 격려하려고 지학순 주교 등 구속자 재판에 관한 유인물을 갖고 온 원주 교구의 신현봉 신부 등 3명의 신부는 의사당 정문 앞에서 남대문 경찰서 정보과장에 의해 제지돼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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