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 의원 중 3명은 단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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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회 본회의 장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동안 신민당 의원들의 농성 분위기는 어느 농성 때보다도 가라앉은 분위기.
의원들간에는 얘기나 농담도 오갔으나 대부분이 책 또는 신문을 읽거나 잠을 정하며 시간을 보냈고, 엄영달 의원 같은 이는 집필 중인 『다래랑』이란 자전적 소실의 원고 뭉치를 가져와 정리하느라 바빴다. 농성 의원 중 양해준 한영수 황호동 의원들도 6일까지도 계속 단식 중인데 양·한 두 의원은 혈압을 재기도. 특히 한 의원은 자가 좌석에 꼿꼿이 앉아 좌선하는 자세로 버텼다. 통일당의 박병배 김경인 김녹영 의원은 5일 하오 2시40분 신민당 의원들의 박수와 악수 세례를 받으며 본회의장에 들어와 농성에 합류.
농성 합류에 앞서 박병배 의원은 갖고 있던 『한비자』란 책을 보이며 『우리 사회에 횡행하는 것이 공맹 지도가 아니라 서양적 「마키아벨리」인 한비자도니 농성을 안할 수 있느냐』고 했고, 김녹영 의원은 『대동지고를 하기 위해 합류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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