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하늘만 맑을 수 없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고려대학교 김상협 총장은 지난 18일 전체교수회의에서『최근 학생들의 움직임은 소수가 아니라 다수의 소요이며 일면 이유 있는 동요로 보아야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날 2백여명의 교수들이 모인 가운데 조기방학조치에 관련, 『교문을 닫아야만 하게 된 사태에 대해 학교 책임자로서 더없이 심정이 괴롭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 자리에서『지금 학생 대부분이 가연성과 폭발력을 지니고 있으며, 많은 학생이「리더」로서 앞장 설 수 있는 성향을 드러내고있다』고 지적하고『무한「이슈」의 전면 공해 속에서 대학의 하늘에만 맑은 공기가 솟아오르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또『정부 당국은 보고도 못본 체, 듣고도 못들은 체 학생들의 현실 참여를 인정하지 않으며 소수 학생 처벌, 학칙 엄수로 학생들의 버릇을 고치겠다고 독촉이 성화같고,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정부의 각종 비정을 지적, 위정자들의 버릇을 고치겠다는 식으로 맞서있다』고 지적하고 『대학생의 올바른 자세는 한편으로 현실 비판·현실 참여에 가담할 수 있는 반면 또 한편으로는 현실 초월·현실 주시의 태도를 간직해야하는데 이런 이원적 성격이 올바로 이해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