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 의원 가두시위 시도|의총 후 50여명, 국회 앞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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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민당은 15일 의원총회에서 원외투쟁을 결의, 가두시위를 시도했다. 신민당 소속의원 50여명은 의원총회 후 11시45분께 「스크럼」을 짜고 의사당 3층을 내려와 정문을 나서려했으나 복도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여당 의원들과 저지선에 걸려 한동안 밀고당기는 등 대치를 벌인 끝에 약 30명의 의원이 정문을 나섰다. 김영삼 총재 등 정문을 나선 신민당의원들은 공 기동경찰에 저지되어 더 나가지 못하고 「유신헌법철폐하고 민주헌정 회복하자』는 등 구호를 의치다 이중 13명이 연행되고 나머지는 낮 12시 다시 의사당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관계기사 7면에>
연행된 의원들은 김영삼 최형우 오세웅 박한상 유제연 박영록 양해준 김상진 이기택 이충환 이중재 송원영 김명윤 의원 등 13명이며 김 총재를 비롯한 일부의원은 자택으로, 나머지는 관훈동 신민 당사로 보내졌다.
김 총재는 자택에서 12시 45분쯤 다시 국회로 돌아왔다.
신민당 의원들은 계단을 내려가기 전 복도에서 「스크럼」을 짜고 약 5분 동안 구호를 외쳤다.
신민당은 김 총재가 돌아온 후 다시 의원총회를 연 뒤 농성에 들어갔다.
김 총재는 의원총회의 토론에 앞서 『어느 나라든 정당한 의사가 반영되지 않을 때는 원외투쟁에 나서는 것이며 나도 우리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원외투쟁에 나서겠다고 여러 번 얘기했다』고 말하고 『중앙당사까지 가게될지 다 잡혀갈지 예측할 수 없지만 이 시기에 우리가 무엇을 하겠는가』고 말했다.
김 총재는「우리가 싸우면 국민과 여당의 생각이 달라질 것이며 이 시점에서 더 이상 여당과 개헌얘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니 비장한 결심으로 국민선두에 서자』고 말하고『그러나 협상의 길을 열어놓자는 생각에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김형일 총무는 개헌특위 안에 대한 정일권 의장의 절충안 가운데 『공화당과 유정회는 신민당 주장을 부당하다는 입장』이란 구절의 삭제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보고했다.
의원총회에서는 「데모」의 시기를 「포드」미 대통령의 방한 이후로 미루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 있어 논란을 벌였다.
한편 정부·여당 수뇌들은 14일 저녁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야당의 원외투쟁방침과 관련한 시국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김종필 국무총리와 정일권 국회의장·이효상 공화당의장 서리·백두진 유정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김형일 신민당 총무는 14일 낮 김진만 국회부의장, 박준규 공화당정책위의장 등과 만나 개헌특위구성 안에 대한 새로운 절충을 시도했다.
김 총무는 특위 명칭에서 「개헌」을 빼어 「헌법심의특위」로 할 수 있으나 주문에 『신민당이 개헌을 주장하므로 이를 검토하기 위해 특위를 둔다』는 내용으로 절충할 수 있다고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총무의 대여접촉은 김영삼 총재의 사전양해가 없었고 정무회의에서 나온 일부의원의 협상대안이어서 신민당의 공식태도는 아니며 15일 김 총재는 이 같은 내용으로는 협상하지 말도록 김 총무에게 지시했다.
공화당과 유정회는 15일 하오 3시부터 국회 각 상임위를 소집, 75년도 예산안에 대한 여당만의 단독심의에 들어갔다.
여당의 단독심의 강행방침은 이날 신민당의원들의 「데모」가 있은 직후 긴급소집 된 공화·유정 총무단·상임위원장연석회의에서 결정됐다.
한편 신민당은 「포드」미 대통령이 방한하는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원외투쟁을 중지하기로 결의했다.
김영삼 총재는 의총에서『우리의 「데모」 「포드」대통령 방한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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