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대학농구] 명승부 되돌아보기 (4)

중앙일보

입력

토너먼트 명승부 열전 - 4

■ UNLV (1990~91시즌)

아마 지금까지도 당시 UNLV처럼 막강한 공격력을 지니며 상대방을 압도했던 팀은 없었을 것이다.

래리 존슨, 스테이시 아그먼드, 그렉 앤소니, 조지 아킬레스, 앤더슨 헌트로 이루어진 당시 라인업은 정규시즌에서 상대팀을 평균 27.6점차로 물리치는 막강함을 보였다.

90년 토너먼트 우승을 차지했던 선수들이 그대로 남아있었고 감독인 제리 타카니언의 지휘아래 2연패는 확실해 보였다.

정규시즌 포함 토너먼트에서 34연승을 달리던 그들은 10점차 이내로 승리했던 경우는 딱 두 번 뿐이었고 사람들은 60년대 존 우든이 지휘하고 카림 압둘자바, 게일 굿리치가 있던 UCLA에 버금가는 최고의 팀이라 평가했다.

이들은 1990년 NCAA 토너먼트에서 압도적인 공격력을 바탕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경험이 있었고 졸업생이나 NBA 진출로의 전력 누수 없이 우승 맴버 그대로 90~91시즌을 맞이했고 이들의 2연속 우승 전선은 맑아 보였다.

정규시즌에서의 계속되는 무패행진은 토너먼트에서도 그 위력이 전혀 반감되지 않았으며 16강, 8강, 4강에서도 상대를 압도적인 점수차로 물리치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상대는 90년 결승에서 만났던 듀크대학.

90년 결승에서 UNLV는 듀크대학을 NCAA 토너먼트 역사상 가장 큰 점수 차로 물리쳤기에 선수들과 감독 제리 타카니언의 자신감은 넘쳐났다.

하지만 듀크는 90년 결승전의 그 학교가 아니었다.

듀크대학은 크리스찬 레이트너, 바비 헐리의 노련함에 신입생이던 그랜트 힐, 토마스 힐, 그리고 2년생 안토니오 랭의 가세로 전력이 더욱 탄탄해져있었고 막강한 공격력의 UNLV를 맞아 그에 대응하는 수비력으로 결승 경기에 나섰다.

전년도와 마찬가지인 일방적인 UNLV의 흐름으로 경기가 치러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듀크대학은 효과적으로 수비를 성공했고 15-6으로 리드를 잡으며 경기를 풀어갔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UNLV는 래리 존슨, 스테이시 아그먼드 두 포워드를 중심으로 추격을 시작했으나 전반전에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결국 79-77로 듀크대학이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고 정규 시즌과 토너먼트 기간내내 연승행진을 벌이며 2연패를 노렸던 UNLV는 이 한번의 패배로 우승을 노치게 되었고 듀크대학은 이것을 계기로 90년대의 명문으로서 자리매김 하게 된다.

■ 미시건대학 (1992~93시즌)

크리스 웨버, 주안 하워드, 제일런 로즈, 지미 킹, 레이 잭슨.

이들이 바로 유명한 'Fab 5'란 애칭으로 당시 대학농구계를 경이에 빠뜨렸던 미시건대학의 신입생 5인 방이었다.

1989년 토너먼트 우승이후 주역이었던 글랜 라이스, 루멜 로빈슨 등이 학교를 떠나 다소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미시건은 이들 신입생 5명외에도 벤치의 경험 많은 3,4학년 선수들인 롭 페닐라, 에릭 라일리, 제임스 보스쿨리, 마이클 탈리가 있었다.

이들은 정규시즌에서 신입생 5명을 선발 출전시키고 3, 4학년 선수들을 식스맨으로 돌리는 방법으로 26승 4패의 좋은 성적으로 토너먼트를 맞이했다.

토너먼트에서 그들이 맞이한 가장 강력한 상대는 4강 전인 캔터키대학과의 경기였다.

명장 릭 피티노의 지휘아래 자말 매쉬번이 주축이던 캔터키는 당시 우승 1순위 후보였고 많은 이들은 미시건의 신입생 열풍도 여기서 끝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들은 매쉬번이 버티고 있었던 켄터키를 맞이하여 승리를 거두는 이변 아닌 이변을 일으키며 결승에 진출한다.

미시건의 결승 상대는 전통의 강호인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이었다.

조지 런치, 브라이언 리브스, 도널드 필립스가 주축이었던 노스캐롤라이나는 화려한 팀컬러는 아니었지만 뛰어난 조직력을 자랑했다.

정규시즌에서 두 학교는 한차례 맞대결을 펼쳐 연장접전 끝에 제일런 로즈의 팁 인으로 미시건이 한 점차 승리를 거둔바 있었다.

결승전답게 양 팀은 팽팽한 접전을 펼쳤고 경기 결과는 알 수 없었다.

또 한번의 연장 승부가 예상되던 순간 승부는 어이없이 갈리게 된다. 한 점차로 불안한 리드를 유지하던 노스캐롤라이나의 자유투가 실패하자 미시건의 크리스 웨버가 리바운드를 했고 이를 막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의 수비수 2명이 웨버에게 더블 팀을 들어갔다.

사이드라인 쪽으로 몰리며 패스할 곳을 찾던 웨버는 본능적으로 작전 타임을 불렀지만 당시 미시건은 이미 작전 타임을 모두 쓴 상황이었다.

웨버의 어이없는 실수로 미시건은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 당하며 자유투와 함께 공격권마저도 넘겨주었고 승리는 노스캐롤라이나에게로 돌아갔다.

결정적인 실수를 범한 웨버는 '미스터 타임 아웃'이란 달갑지 않은 별명을 한동안 얻게 되었고 미시건의 '신입생 5인 방'인 크리스 웨버, 주안 하워드, 제일런 로즈, 지미 킹이 차례로 NBA에 진출하면서 해체되고 말았다.(나머지 한 명인 레이 잭슨은 CBA로 진출했다)

* (5)편에 계속

류한준 명예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