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금욕은 장수에 도움이 못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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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금욕이 장수에 도움이 되느냐, 아니면 오히려 해가 되느냐 하는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논쟁거리다.
예컨대 1천여 년 전 중국 당나라에서 유행한「천금방학 설」은 『남녀의 성적인 욕구를 심화시켜 정기를 크게 낭비하는 사람은 아무리 천성적으로 정력이 왕성하다고 할지라도 아랫도리의 원기가 없어지고 오장의 근본이 약해져 필경 단명해지기 마련이므로 지극히 조심해야 한다』고 금욕을 강조하는가 하면「루마니아」의「안나·아스란」교수 같은 이는 다 접이 오히려 장수 법이라고 반박하기도 한다.
한때는 남자의 정관을 묶어 두면 불로장생한다는 한 학자의 발표로 세상이 떠들썩하기도 했었다. 정관을 묶어서 성행위 때 정액이 사출 되지 않도록 하면 정액이 체내로 역류되어 불로장생할 수 있다는 것. 이와 같은 주장은 남자의 정액이 아주 귀중한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아야겠다.
그러나 학자들에 따라서는 정액을 아무리 분석해 보아도 어떠한 귀중품(?)도 발견할 수 없다면서 침(타액)과 거의 비슷할 뿐이라고 가볍게 여기기도 한다.
최근의 경우는 금욕이 오히려 유해하다는데 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듯 싶다.
특히 신뢰할 만한 의학적인 통계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메트러폴리턴」생명보험회사가 최근 공개한「금욕과 장수」에 관한 「데이터」는 더욱 이 같은 경향을 다져 준다. 즉 아내와 일찍 사별한 남자나 독신자는 평균적으로 단명하다는 것. 간경변율, 자살율, 타살 율 또한 독신자에게 높다는 것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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