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차도 기름 빼 팔다 불내|잠자던 어린이 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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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5일 하오4시20분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268의 14 황창성씨(59) 집에 세든 이봉길씨(43)「페인트」가게에서 육군 모 부대소속 운전병 김영식 상병(22)이 군「드리코터」에서 휘발유를 빼내 이씨의 부인 허신임씨(35)에게 팔려다 연탄불에 인화, 불이나 중앙「페인트」가게 7평을 태우고 15분만에 꺼졌다. 피해액은 30만원으로 추산.
이불로 가게안방에서 잠자던 이씨의 조카 이룡아 군(5)이 타 죽고 이씨의 부인 허씨와 김 상병이 각각 화상을 입었다.
불은 이날 김 상병이 부대에서 조모 소령(45)을 태우고 나왔다가 조 소령이 인근 처가에 잠깐 들른 사이 김 상병이 이씨 가게에 휘발유를 팔려다 일어난 것이다.
김 상병은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는 이씨의 부인 허씨에게 『휘발유 5「갤런」을 싯가 보다 2천여 원 싼 2천5백원에 사라』고 흥정, 차에서 휘발유를 빼내 가게 안에서「스페어」통에 깔대 기를 대고 붓다가 1·5m 떨어진 연탄아궁이 불에 인화됐다.
목격자 최상수씨(57·홍제동266)에 따르면 불은『펑』하는 소리와 함께「페인트」가게 화공약품에 인화, 순식간에 불이 붙어 허씨와 김 상병은 뛰쳐나왔으나 어린 이 군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숨졌다.
숨진 이 군은 2개월 전 아버지가 병사하고 어머니가 개가해 버려 큰아버지 이봉길씨 집으로 옮겨와 살다 변을 당했다.
경찰은 김 상병을 중실 화 등 혐의로 입건, 군 수사기관에 이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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