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국작곡 상 수상 김순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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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가난한 우리 작곡 계에 이렇게 창작을 격려하는 상이 생겼다는 것만 해도 반가운데 더욱이 내가 첫 수상을 하게 됐다니 가슴이 뜁니다.』
「한국작곡 상」제1회 수상자로 뽑힌 김순애 교수(이대)는 지금까지 작곡 상으로 미「이스트맨」음악학교 작곡 상(63년)과 서울시 문화상(63년)등을 받았지만 이번 작곡 상이『가장 뜻깊고 흐뭇하다』고 말했다.
『일제탄압과 6·25등 혼란을 겪어 온 우리음악계가 서양음악에선 특히 작곡부문에선 황무지나 다름없습니다』 이번 작곡 상이「창작분야에 토대를 둔다」는 의도에서 생겼기 때문에 그가 『가장 바라던 상』이 됐다고 기뻐했다. 『더욱이 많은 남성후보를 물리치고 뽑혔다니 젊은 여성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기뻐요.』
이화대학 1학년 때인 1937년 김세형 교수에게 화성학을 배운 것이 계기가 되어 작곡을 시작했다는 김 여사는 대학 2학년 때 첫 작품 『눈』(양주동 시)과『수녀』(노천명 시)가 학교에서 연주된 것을 시초로 그 동안『4월의 노래』『네잎「클로버」』『찢어진 피리』등 가곡 1백여 곡과 교향곡, 「크리스마스·캐럴」등 수많은 작품을 발표해 왔다. 그는 지난 69년부터 시작된 서울음악제에도 그 동안 교성 곡『당신은 새벽에 나의 목소리를』과 관현악 등 작품을 발표했다.
『우리의 음악이 창작에 달려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풍토가 아쉽습니다. 이번 작곡 상이 그런 뜻을 넓게 펴서 자유경쟁의 멋진 상이 됐으면 좋겠어요.』김 여사는 미국에 3따님을 두고 현재 후암동 자택에서 혼자 내년 봄 발표 예정인「오페라」작곡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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