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 안 끊기는 김 외무의「워싱턴」나들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김동조 외무장관의「워싱턴」나들이는 며칠이 지나도록 개운 찮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지난 27일 미국무성에서 진종일 있었던「키신저」를 비롯한 국무성 고위관리들과의 회담 내용과 그 후 목촌 일본 외상과의 회담 내용을 두고 내비친 김 외무의 발언에 대해 미-일 정부측에서 상반되는 내용을 뒤늦게 슬그머니 흘려보냄으로써 김 장관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한국기자들이 큼직한 오보를 내게 했었다.
김 장관의 미-일 외교 실무자와의 회담은「유엔」문제, 한-미 안보회의, 한-일 분규의 매듭이라는 시점을 전후했다는데서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김 장관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내용을 알려준다는 게 고작『한-미 공동관심사』 니, 『한-일 공동관심사』니 라는 투로 얼버무려 버리는 정도였다.
『최근 한국사태와 관련된 미국 측의 견해 표명이 없었느냐』고 어느 기자가 물으면『전혀 그런 일없다』느니 목촌 일본 외상과 만난 다음에는『조속한 시일 안에 한-일 각료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는 식으로 서슴없이 대답했다.
그러나 김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이내 사실과는 어긋난다는 것이 밝혀져『무거워야 할』 장관의 입에 보도진들만 애매하게 본의 아닌 오보를 내는 실수를 저질렀다.
김 외무가 회담내용에 대해 언급한지 얼마 안되어 미국무성의 대변인이 공식적으로『김-「하비브」요담 때 인권문제를 포함한 한국 안의 사태발전에 관한 대화가 있었다』고 공식발표 함으로써 그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드러내는가 하면 목촌 외상은 동경에 도착하여『한-일 각료회담을 열기로 한 게 아니라 외상 회담을 갖고 싶다는 김 장관의 요청에 동의했을 뿐』이라고 부인해 버렸다.
그러나 1일 김 외무장관은 지난 주말「워싱턴」에서「키신저」미 국무장관 등 미 고위관리들과 만났을 때「포드」대통령의 방한문제와 한국 국내사태를 관련시켜 논의한 것처럼 보도한 일부내용은 전혀 허위라고 말하고『그러한 자리에서 한국국내 문제는 어느 편에서도 제기하지도 않았고 제기할 성질의 문제도 아니라』고 계속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