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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진비 하반기부터 35% 줄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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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올 하반기부터 선택진료비가 현재의 65% 수준으로 떨어져 환자의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일반병실 기준도 6인실에서 4인실로 바뀌어 환자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

 보건복지부는 1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 개선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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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선택진료(특진)에 따른 비용을 낮추기로 했다. 지금은 특진 의사가 진찰이나 수술을 하면 진료비의 20~100%를 더 낸다. 이 비용은 보험이 되지 않는다. 올 하반기에 진료비의 15~50%로 낮춰 특진비 부담을 지금의 65%로 떨어뜨리기로 했다.

 병원 의사 10명 중 8명꼴인 특진 의사를 내년에 진료 과목별로 6.5명으로, 2016년엔 3명으로 줄인다. 2017년부터는 이렇게 줄어든 3명의 특진 의사의 선택진료 비용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해 환자가 50%만 부담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특진비 부담이 지금의 36%로 줄어든다.

 치료비보다 비싸다는 지적을 받아온 병실료도 손본다.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병실은 6인실이다. 1~5인실(상급병실)을 이용하면 입원료 거의 전액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하루 평균 2만~32만원이나 된다. 정부는 하반기에 4, 5인실에도 건보를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대형 대학병원들은 1, 2, 6인실 위주로 돼 있어 올 하반기에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대신 내년부터 건보 적용 병상의 비율을 70%(지금은 50%)로 늘린다. 이럴 경우 일부 병원의 2인실이 건보가 적용돼 싸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간병비는 틀이 달라진다. 지금은 간병인이 간병하고 하루 평균 8만원을 환자가 낸다. 앞으로는 간호사가 간병하는 포괄서비스로 바뀌고 이 비용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이 하루 1만5000원으로 줄어든다. 올해는 33개 공공병원, 2015~2017년에는 지방병원과 중소병원에 시행된다. 권병기 복지부 비급여개선팀장은 “2018년 이후부터 전국 병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재원이다. 복지부는 개선안에 따라 2017년까지 4조6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보료를 매년 1%포인트씩 올려야 된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보험료 인상이 최대한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병원들은 반발한다. 정진호 서울대병원 기조실장은 “정부가 의료수가를 올려 병원의 손실을 제대로 보전해줄지는 의문” 이라며 “결국 환자들이 싸고 부실한 의료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비용의 문턱이 낮아진 만큼 더 많은 사람이 큰 병원을 찾을 것이란 얘기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고혈압이나 당뇨 등 경증 환자는 동네 병원에서 관리하도록 하는 제도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매환자 가족 휴가제 도입=복지부는 7월부터 경증 치매환자 5만 명에게 장기요양 서비스를 새로 제공한다. 또 치매환자 가족이 1년에 두 번 환자를 2~3일간 단기보호시설에 맡기고 휴가를 갈 수 있게 한다.

세종=김혜미 기자, 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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