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로 풀어보는 경기도 600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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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는 2014년 ‘경기도 탄생 600년’을 맞아 기념행사는 물론 새로운 경기도 600년의 시작을 준비 중이다.

2014년은 ‘경기도’라고 부른 지 600년이 되는 해다. 또 2018년이면 ‘경기’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지 1천년이 된다. 한반도의 중심에 자리 잡은 경기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경기도는 2014년 ‘경기도 탄생 600년’을 맞아 기념행사는 물론 새로운 경기도 600년의 시작을 준비 중이다. 도는 16일 오후 수원 화성행궁에서 600주년 기념식을 갖고, DMZ를 품은 분단의 길목에서 미래 통일한국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Q: 경기지역의 뿌리는?

A: 경기도는 예부터 ‘정신이 깨어난 근본의 땅(根本之地)’으로 수많은 인물이 나고 진 국난 극복의 현장이다. 경기도는 팔도의 인물, 정보, 문화가 교류하는 사통팔달의 열린 공간이다. 경기도의 600년은 이미 구석기시대부터 수없이 반복됐던 한반도 역사의 현장이다.경기도는 선사시대부터 한강과 임진강을 낀 비옥한 평야가 발달해 사람들이 즐겨 정착했던 땅이다. 연천군 전곡리 구석기시대, 하남시 미사동 신석기시대, 여주 흔암리 청동기시대 유적지 등이 그것을 증명해 준다. 경기의 뿌리는 약 35만 년 전 경기 연천 전곡리 한탄강변에서 호모사피엔스가 자리 잡고 살면서 시작됐다. ‘전곡리안 주먹도끼’를 사용한 그들은 동아시아에 양면의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없다는 전통 학설을 뒤집은 큰 발견이었다.

Q: 경기도 호칭의 역사는?

A: 경기도 땅은 고려가 도읍을 송악(지금의 개성)으로 하고 개경(開京)이라 칭한 이후 1018년(현종 9년) 개경, 그 주위 지역을 묶어 ‘경기’라고 부르면서 역사에 등장했다.조선왕조가 개국하면서 한양으로 천도하자 경기도 권역을 개편했는데, 한양과의 거리를 따져 일부 지역은 분리되고 새로운 지역이 편입됐다. 1402년(태종 2년)에는 경기좌우도성(左右道省)이라 했고, 1413년(태종 13)에는 현재와 거의 다름없는 경기도 지역을 확정했다. 그 다음해인 1414년 1월 18일(음력) 관제를 고치면서 경기를 좌우도로 나누지 않고 그냥 ‘경기’라 부르도록 했다.

Q: 경기 정도(定道) 600년의 의미는?

A: 경기도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모습을 갖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경기도 땅은 한강유역을 비롯한 한반도의 노른자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곳을 차지하는 정치세력이 역사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기름진 토지와 온화한 기후로 일찍부터 많은 사람이 살았던 우리 역사의 중심무대였다.고려 현종 때인 1018년 개성을 중심으로 ‘경기’라는 명칭의 지역이 처음으로 등장했고, 조선 태종 때인 1414년 현재의 경기도가 만들어졌다.경기도 지역은 또 경제적으로 역로(驛路)와 조운(漕運)이 모여드는 물자유통의 거점이었으며 문화적으로도 핵심의 위치에 자리했다. 황해도와 충청도를 포함하는 기호(畿湖)문화권의 중심이었으며, 성리학에서 실학에 이르기까지 학문과 사상의 근거지이기도 했다.2014년 정도 600년을 맞은 경기도는 온 나라의 문화와 문물이 모여들어 합쳐지고 발전하는 ‘통합’의 기능과 다양한 배타적 지역성을 감싸 안고 아우르는 ‘포용’의 슬기를 지닌 곳이다. 21세기 지방화·국제화 시대 경기도는 나라의 중심으로서 ‘어울림’과 ‘아우름’을 앞세워 새로운 희망의 공동체를 건설하는 큰 몫을 해나갈 것이다.

Q: 경기도 600년의 철학적 의미는?

A: 예부터 육십갑자는 우리나라의 역법에서 사용됐던 중요한 주기를 말한다. 육십갑자의 주기는 60년이다. 인간사에 대입하면 인생의 완결이다. 주역으로 말하면 수택절(水澤節, 坎?上 兌?下)이다. 연못이 물을 가득 저장하고 있는 형상이다. 물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저장하는 것이다. 절(節)은 대나무의 마디를 말하는데 개인이나 정치, 천지만물의 순환이 모두 절도(節度)가 있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 절도는 균형 감각이다. 이를 나라의 정치에 대입하면 재정은 안정되고 백성은 안심하는 것이다. 수에서 10은 완결을 말하는데 600년은 60갑자의 주기가 열 번 순환되는 것으로 천지운행이 완성되는 지점이자 곧 새롭게 출발하는 기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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