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중한 민속 사진 자료 2천점 공개|고 민속학자 석남 송석하씨 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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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속학자 고 석남 송석하씨가 소장했던 민속 관계 미발표 사진 자료 2천여점이 5일 그의 여동생 송여혜 여사 (52·전예원 대표) 등 유족에 의해 처음 공개됐다.
석남의 미망인 김경옥 여사 (66·서울 종로구 명륜동 4가 103의 5)가 보관해온 이 사진 자료들은 석남이 1930년대에 전국을 답사하며 직접 수록한 귀중한 자료들로 민속학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사진들을 감정한 문화재 위원 장주근씨는 『우선 40여년 전 민속 관계 사진이 2천여점이나 발견된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말하고 각 분야별 민속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남의 사진 자료들은 근 60%가 가면극에 관한 것이며 그밖에 무속·인형극 (꼭둑각시 놀음)·의상 등 민속에 관한 것은 모두 망라되어 있다. 특히 가면극 사진 중에서도 등장 인물의 가면뿐 아니라 당시의 연희 장면을 생생하게 수록하고 있어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 자료들은 지역적으로 전국에 걸치는 것이며 북한의 것도 상당한 양이 포함돼 있다. 특히 황해도 해주의 강령 탈춤에 관해서는 등장 가면과 연희 등 완전한 형태가 드러나 주목을 끌고 있다. 가면에 있어서는 강령 탈춤 외에도 안동 하회 탈춤에 있어서 지금까지 알려진 가면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가 드러나고 있어 민속학적 연구 과제를 남기고 있다.
석남 송석하씨는 1904년 경남 울주에서 태어나 일본 동경 상대에서 수학했고 민속학에 뜻을 두어 사재를 털어 전국을 답사하는 등 민속 연구에 열을 쏟았다.
그는 한국 민속학을 학문으로 정립, 개척한 사람이며 1933년 손진태·정인섭과 함께 조선 민속회를 창립했으며 1946년 국립 민족 박물관을 창설, 초대 관장을 역임했다.
그는 우리 나라 최초의 민속 관계 동인 연구지인 『조선 민속』을 발행했고 진단 학회의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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