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이번엔 "호랑이 정신" … 진돗개 이어 또 공기업 개혁 강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실천과 관련, “사자나 호랑이가 작은 토끼 한 마리를 잡는 데도 최선을 다하지 않느냐”며 호랑이 정신을 강조했다.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더구나 이건 국정 과제다. 과제 중에서도 핵심 과제인데 피 말리는 노력, 이것이 안 되면 어떻게 하나”라며 정책의 강력한 추진을 당부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공기업 개혁을 강조하며 정책을 한번 시행하면 끝까지 추진해야 한다며 진돗개 정신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공기업 방만경영과 관련해 노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공공기관 노조가 연대해 정상화 개혁에 저항하려는 움직임은 심히 우려되고 국민께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은 어려움에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공공 부문에서 방만경영을 유지하려고 저항한다면 국민에게 그 실태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의) 변화의 길에 저항과 연대·시위 등으로 개혁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특히 공공기관 노사가 만들어 놓은 이면합의를 놔두고서는 진정한 정상화는 불가능한 만큼 이면합의를 통해 과도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관행은 철저히 뿌리 뽑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 이번 질타는 공기업 문제는 끝까지 파헤쳐 바로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정부 3.0’ 추진과 관련, “295개 공공기관 중 정보공개시스템에 등록하지 않은 기관이 57개나 되고 공무원이 공개하고 싶은 정보를 공무원이 편한 방식으로 제공한다는 지적도 있다”며 “부처·기관이 정부 정책에 손 놓고 있거나 방관하는 것도 개혁해야 할 일 중의 하나며 책무를 잊으면 스스로 그 임무에 서 있을 이유도 없다”고 질타했다.

 ◆“업무 밀려 소치에 못 갔다”=소치 겨울올림픽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데 대해 박 대통령은 “올해 정부 업무보고를 비롯해 국내외 업무가 밀려 있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발표도 잡혀 있어 부득이 방문을 못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정상들이 소치를 방문해 정상외교를 펼치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은 대통령이나 총리 등 정상급 인사의 불참으로 ‘한국 외교’는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용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