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RP 특판상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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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연 3%짜리도 고마운 저금리 시대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국 위기로 주식투자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고 금리상승 조짐으로 채권도 더 이상 안전한 투자처가 아니다. 재테크를 통해 목돈을 만지게 되더라도 어디다 굴려야 할지 감을 잡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자산운용을 어떻게 해야 할까. 증권사마다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특판상품이라는 게 있다. 이벤트성 상품이어서 은행금리보다는 고수익이다. 최근엔 신규고객 유치 차원에서 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어 발품과 손품만 잘 팔면 쏠쏠한 재테크 수단이 된다. 금리상승기에 특판상품은 증권사에겐 역마진을 발생시킬 수 있으나 새로 유치한 고객들은 다른 금융상품 구매에도 나설 가능성이 높아 이를 충분히 상쇄한다는 게 증권사들의 계산이다.

 자주 특판대상에 오르는 채권 중에 환매조건부 채권(RP)이 있다. RP란 고객에게 판매한 채권을 증권사가 만기시점에 다시 사면서 약속한 이자와 원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고수익이면서 지급보증과 우량한 채권 발행자의 담보력 등으로 안정성이 높다. 물론 예금자보험대상이 아니라는 단점이 있긴 하나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증권사만 고른다면 원금손실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KDB대우증권은 지난달 2일부터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고금리 RP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기간은 올해 1년 동안이다. 보통 특판기간이 길어야 3개월 정도여서 파격적인 조건이다.

 대우증권의 RP상품은 ‘특별한 RP’와 ‘특별한 매칭RP’이란 이름으로 출시됐다. 특별한 RP의 경우 3개월 만기로 신규고객만 가입이 가능하며 금리는 연 3.3%. 특별한 매칭RP도 3개월 만기로 대우증권에서 추천한 상품을 매수하거나 타사의 유가증권을 대우증권으로 이전하는 모든 고객에게 판매하며 연 4% 금리를 준다.

 은행의 정기예금금리가 연 3% 수준임을 감안할 때 특별한 RP는 0.3%포인트, 특별한 매칭 RP는 1%포인트가 각각 높다.

 특별한 RP상품은 수익률뿐 아니라 안정성도 좋다. KDB대우증권은 한국산업은행을 포함한 KDB금융그룹의 계열사로 업계 최고 신용등급(AA+)이며, 담보채권으로 A등급 이상 우량 회사채를 편입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특판상품의 경우 특정연령 대상이라든가 온라인 가입 등 가입 조건이 까다로운데 반해 대우증권의 RP 상품은 이런 조건 없이 고금리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또 고객 유치를 위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1년 동안 특별한 RP는 매주 100억원 어치, 특별한 매칭RP는 매월 500억원 어치를 올 한해 동안 판매할 예정이다. 고객 대다수에게 고금리 특전을 주겠다는 이야기다.

 KDB대우증권 상품개발실 김희주 이사는 ‘여러 조건을 달지 않고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혜택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고객이 특별한 혜택을 받도록 고금리 상품을 계속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RP 상품은 전국 KDB대우증권 영업점을 통해 판매된다. 특별한 RP는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 매입할 수 있다. 특별한 매칭RP는 기존 개인고객의 경우 추천상품 투자금액만큼 매입 가능하고, 타사에 있는 유가증권을 대우증권으로 이동시키는 고객은 이전 금액만큼 이용할 수 있다. 최대 매입금액은 5억원이다.

 특히 RP상품과 다양한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연계투자하는 것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예컨대 작년 한 해 시중금리의 두 배 이상의 성과를 올린 미국 하이일드 채권이나 국내 롱숏펀드를 고금리RP와 함께 투자하면 단독 투자 때보다 손실위험을 절반 이상으로 낮추면서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KDB대우증권은 지난해 ‘그곳에 가면 특별한 혜택이 있다’는 슬로건 아래 판매했던 특판상품에 1만 7000만 명, 1조4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고 밝혔다. 특판상품은 50회 연속 매진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해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대안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서명수 재테크칼럼니스트 seom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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