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건빵으로 끼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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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광주=김국후 기자】영산강과 탐진 강 일대 수해지구에는 구호 품과 구급약품이 달리고 수해를 입은 학생들은 개학을 했으나 교과서와 학용품이 없어 3일 하루만도 7천여 명이 등교하지 못했다.
한마을 85호가 완전 침수됐던 나주군 왕곡면 옥곡리 신흥부락주민 4백82명은 3일 군에서 보내 온 라면 1백80봉지 건빵 3백 봉지로 허기를 채우고 있을 뿐 의류·침구·구급약품 등을 전혀 지원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마을 김은숙씨(46·여)는 우선 천막이라도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마을 어린이 20여명이 건빵을 먹은 후 깨끗하지 못한 물을 마셔 설사를 하고 있으며 물난리 때 오물을 뒤집어써 피부병이 만연될 것 같다고 주민들은 걱정이다.
출석하지 못한 학생들은 나주를 비롯, 강진·장흥·영암·담양 등 수해지구 학생이며 나주군 왕곡 국민학교의 경우 재학생 7백89명 중 41%인 3백28명이 3일 등교치 않았다.
나기문씨(56·왕곡면 옥곡리)는 광주에서 고교에 다니는 아들 철용 군(18)에게 휴학하도록 연락했다고 말했다.
영산포읍 운곡리 최복원씨(50)는 내년에 중학에 진학할 4남 영상군(11)에게 3일 상오 『중학 진학을 포기하라』고 했더니 영상 군은 울면서 집을 나갔다고 했다.
한편 도 교육위원회는 등교하는 이재학생들에게 「라면」이나 건빵을 급식키로 하고 수업료를 전액 면제해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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