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성균관대학 제10대 총장에 선임된-황산덕 박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총장이란 교수·학생의 심부름꾼일 뿐입니다. 교수가 연구 잘하고 학생이 공부 잘하는 것이 대학의 사명이라면 그 뒷바라지가 총장의 하는 일 입니다.』
우리나라 사학의 명문 성균관대의 제10대 총장에 선임된 황산덕 박사(57)는 겸손하게, 그러나 자신에 넘쳐 앞으로의 포부를 펼쳤다.
『성대는 세계에 그 유례가 없는 유학이념으로 세워진 대학입니다. 총장개인의 종교가 어떻든 간에 그 특성을 잘 살려야 합니다. 법률학자이면서 동양학에 남다른 관심과 조예가 깊은 황 총장은 특히 성대가 유학뿐 아닌 전세계 동양학연구의 본산으로 키워 나가는데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조선조부터 유교문화의 지배를 받아왔지만 문화전통의 보존이나 유학연구가 활발하지 못하다는 것이며 전세계에서 동양학을 연구하려면 반드시 성대를 찾도록 만들어야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현재의 「캠퍼스」가 무질서하기 때문에 계획적으로 가다듬어 연구할 마음이 절로 나올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겠으며 성대가 「비엔나」학파 등과 같이 성균관학파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세계적 연구가 나올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41년 경성제대 법문학부를 졸업했고 고문행정·동법과에 합격한 후 27년간 교직에만 묻혀 온 철두철미한 학자. 한번 서재에 들어가면 나오질 않아 집안에서는 『짤가닥』으로 불린다.
15년 동안 일요일은 한번도 빼지 않고 부부동반 등산으로 유명한 황 총장은 등산은 취미가 아니라면서 건강유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니까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65년 한때 「정치교수」라 해서 서울대 법대에서 물러나 잠시 변호사 개업을 했었던 그는 이제 과거를 묻지 말라면서 잊어 버리고 싶은 일이라고 활짝 웃었다.
평남출신인 그는 부인 황이선 여사(57)와 함께 독실한 불교신자. 1남 4녀 중 장녀·장남은 아버지에 이어 법학을 전공했고, 지난해 「프랑스」에서 건축을 전공한 둘째딸 무궁화양(26)이 직접 설계해서 지은 명륜동3가61의18 흰색 2층 양옥에서 세딸과 같이 살고 있다. <이영섭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