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로기술의 해외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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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수산청은 남미의 주요 연안국에 대한 어업 이민과 「아랍」·「아프리카」제국에 대한 수산 요원 용역수출을 추진중이라고 발표했다.
수산업은 아득한 옛날부터 농업과 더불어 인류의 생존을 위해 불가결한 「프로테인」공급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던 것이지만 특히 폭발적인 인구 팽창에 따르는 만성적인 식량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오늘의 세계에서 수산자원 개발에 대한 필요성은 날로 높아가고 있다. 더구나 세계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개발 도상국들에 있어 수산업의 진전은 날로 증대해 가고 있는 동물성 단백질 식품의 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것이라는 점에서도 앞으로 장기적이며 계속적인 진흥 발전책이 요망되는 것이다.
지난 6월부터 「베네셀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리고 있는 제3차 국제해양법 회의에서 개발도상국들이 2백해리 경제 수역 안을 내세워 해양자원보호에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것도 이런 점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움직임이었다 할 것이다.
이 2백해리 경제수역 안이 채택된다면 해양 전면적의 35%가 연안국의 전부 주역으로 귀속되고 만다. 게다가 수산자원은 광막한 공해보다도 주로 대륙붕을 낀 좁은 수역에 분포되고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해양자원 「내셔널리즘」의 위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금까지의 영세했던 연근해 어업의 테두리를 벗어나 70년대부터는 점차 세계를 무대로 하는 원양어업이 활기를 띄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인 현장이었다. 다만 자본 집약적인 산업이라 할 원양어업의 발전과 더불어서 어민의 수는 67년의 59만을 「피크」로, 점차 감소추세를 보이고 72년에는 38만8천(65.7%)으로 격감되고 있다. 이것은 어민소득의 영세성으로 빚어진 이어 현상에 곁들여 연근해 어업의 한계성을 보여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원양어업의 생산비율은 크게 높아지고 이에 따라 최근에는 수출고도 눈부시게 늘어나서 지금은 세계 유수의 빙산물 수출국으로 발돋음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변동이 빙산물 수출의 가속률을 높이고 있는 반면, 어민 이직률을 크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또 그럼으로써 야기된 각종 사회 문제의 심각성도 또한 우리의 중대한 관심사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뒤늦게 뛰어든 우리의 원양어업은 지금 세계각국을 휩쓸고 있는 해양자원 「내셔널리즘」의 열도를 상기할 때, 그 전도가 반드시 밝지만은 않은 것이다. 장기적 전망에 선 수산진흥정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일깨워주는 소이이다.
요컨대 우리의 어업은 지금 어떤 돌파구를 찾지 앉을 수 없게 돼 있는 것이다. 수산청이 어로기술 및 자본의 해외진출과 어업 이민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금 세계의 추세는 서로 앞을 다투듯 저마다의 자원 보호정책과 기술협력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선진해양국가들은 높은 기술수준을 보유한 반면에 우수한 어업 노동력의 부족으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양질의 어업노동력이 유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단연 뛰어난 경쟁력을 과시할 수 있다.
서양의 해양활동이 태동하기 시작했던 근대 초에 「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그리고 영국의 어민들이 「유럽」의 경제적 「프런티어」를 신대륙에 열어 놓은 교량역할을 했던 것은 우리가 지금 이 시점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더구나 「아프리카」의 서해안과 남미의 태평양 연안은 열대성 및 아열대성 고급 어족의 정기 어장으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지역에의 우리의 어업진출이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한민족에 있어, 전혀 새로운 하나의 「프런티어」의 개척을 의미하는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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