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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수압」못 견디는 노후 방수 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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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시내 지하에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상수도 관이 낡을 대로 낡은 곳이 많아 수압을 이겨 내지 못한다. 이 때문에 지난10일 구의 수원지의 상수도, 30만t을 증산했으나 곳곳에서 수도관이 연쇄 폭발, 22일 현재 증산 량의 절반인 15만t밖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으며 30%에 이르는 누수 율이 겹쳐 변두리 일대는 증산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에 부설되어 있는 송·배수관은 총8천4백30km이며 10년 된 낡은 관이 3천2백71km로 40%나 되며 10년 이상 35년 된 노후 관 2백10km를 합할 경우 노후 관은 50%선으로 평방 km당 10kg정도(통상수압)의 수압에도 파열되기 일쑤.
또 60만t 구의 대단위수원지를 만들면서도 송·배수관24·8km를 묻고 배수관과 급수관47·8km를 개량했을 뿐 대부분의 낡은 배수관을 바꾸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 공사가 끝난 뒤 19일까지 열흘동안 성동구 마장동451앞 큰길에 묻힌 직경1천2백mm의 신설 관을 비롯, 동대문구 신설동81앞길의 3백60m짜리 과열에 이어 19일에도 서대문구 홍제동294「뉴 스타」상가 앞 2백50mm짜리 기설 관이 터지는 등 3곳의 송·배수관이 잇달아 터져 가옥이 부서지는 등 소동을 빚었다.
신설동 배수관은 35년 전 일제 때 묻은 관이며 홍제동 배수관은 10년 전에 묻은 관으로 증산된 수도 물을 흘려 보낼 때 수압이 평방km당 6kg에서 10kg으로 높아져 관이 수압을 견디지 못해 터진 것이며 이는 낡은 기존시설이 증산시설을 따르지 못해 빚어진 사고였다.
또 마장동 신설 관(직경 1천2백mm)은 송수관의 용접부분이 터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송수관은 서울시가 차관으로 일본에서 국제규격품인 고 강도 강판(SM50·두께 8m·길이 6069mm)과 용접봉 등을 도입, 동양철관(대표 박재홍·경기도인천시)에서 조립한 것이다. 사고원인은 ▲제작상의 하자 ▲운반 도중 취급부주의 ▲날림공사로 지반이 굳지 않아 통수 때 진동으로 인한 충격 ▲수압의 급상승 등 여러 면으로 조사되고 있으나 예정된 준공 일에 공정을 맞추기 위해 날림공사로 관을 묻고 지반을 굳히지 않았거나 운반도중의 취급부주의 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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