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표대로 협정 인 진행|핵심 문제는 개념상 돌파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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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해설>「닉슨」-「브레즈네프」의 미·소 정상 회담은 「시간표」대로 진행되는 것 같다. 이는 서로 의견이 엇갈려 합의 보지 못한 문제들은 뒤로 돌린 채 이미 교섭 실무진간에 타결된 협정들은 두 지도자가 확인하는 절차가 원만히 진행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발전된 SALT 2차 협정 문제 등 핵심 문제에 대해서는 이른바 『개념상의 돌파구』의 마련 정도로 만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키신저」 미 국무장관의 표현인 『개념상의 돌파구』란 협상의 원칙 문제에 대한 상호 양해, 목표하는 방향으로의 협상 계속 노력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되어 왔다.
지난해 「키신저」장관이 소련을 방문, 2차 SALT 문제에 대한 종결을 시도하다 실패한 뒤 『개념상의 돌파구』를 열어놓았다고 말했던 예에 비추어 이번의 개념상의 돌파구란 것도 상호 협상 계속 의사의 재다짐 정도로 보여진다.
따라서 부분 지하 핵실험 금지 협정, 「미사일」 방어 체제 제한 협정이 타결되리라는 것은 이를 확인해 주는 부수 협정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닉슨」-「브레즈네프」 회담 산물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10개년 통상 경제 협정이다.
이는 72년 「닉슨」의 「모스크바」 방문 때 체결되었던 미-소 경제 협정을 보충 강화한 것이다. 즉 이 협정은 의회의 비준이 필요하지 않은 정부간 협정이라는 것이 밝혀짐으로써 72년의 미·소 경제 협정에 비해 비중이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비준 즉시 발효할 수 있는 이 협정은 그러나 72년의 미·소 경제 협정이 아직 의회의 비준을 받지 못하고 있어 완벽한 효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이의 비준 조건으로 걸려 있는 소련 내 유대인 처우 문제가 「브레즈네프」로부터 언질을 받아냈다면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될 것이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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