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생사 관|원불교 교정원장 김권수 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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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4윌3일「조르지·퐁피두」「프랑스」대통령이 급서 하였습니다. 4윌30일에는 신민당 유진산 총재가 별세하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질병·교통사고·자살·타살 등으로 죽어갑니다. 과연 그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그런가하면 우리들의 이웃에서는 수많은 귀여운 어린이들이 태어납니다. 과연 부모 만으로부터 생명체를 받아올 수 있을까요?
불안의 가장 근원은 죽음에 대한 공포입니다. 불의의 탁류에 허덕이며 의연히 정의를 실천하지 못하고 현실생활에 급급한 근본적인 원인은 생사 관이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생사문제는 인생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며 행·불행의 관건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마음과 육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음이 없는 육신은 「고기덩이」에 불과하며 육신이 없는 마음(영혼)은 귀신이라 불려 질 것입니다. 사람이 죽었다는 것은 육신을 더 이상 쓸 수가 없어 완전히 고장이 나버렸다는 것을 죽음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살아있는 영혼은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하여 모른다고 말합니다. 일부의 사람들은 이 영혼을 물질현상으로 설명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정신작용(영혼)은 비물질적인 어떤 것이라는 점에는 대개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우주의 근원적인 진리가 영원히 존재하듯이 우리의 영혼도 멸하지 않음을 확언하고 싶습니다. 영혼은 다만 그 집(육신)을 옮길 뿐이지 영원히 이 우주에 존재합니다.
우리들의 이 마음(또는 정신 또는 영혼이라고도 부름)은 이 우주의 연륜과 같이 비롯함이 없는 때부터 존재하였으며 앞으로 끝이 없는 영원한 세상까지 개체로서 존재합니다. 이 마음은 나의 조물주입니다. 행·불행을 결정짓는 것은 오직 이 마음의 작용에 따라서 입니다.
이러한 마음(영혼)은 육신이 죽게되면 더 그 육신에서 살수 없게 되므로 그 육체에서 떠납니다. 그후에 영혼은 자기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나 좋아하는 곳으로 가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곳에서 새 부모를 정하여 태어나게 될 것입니다.
새로 태어난 영혼은 전생에 많이 사용하였던 마음의 방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우리들은 이것을 「적성」「성격」「천부적 소질」또는 「원천적」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이와 같이 선천적인 것을 바탕 하여 후천적인 교육이 조화가 되어 새로운 성격이 형성되는 것이라 합니다. 또 새로 태어난 영혼은 전생에 많이 사용하였던 마음이 잠재의식으로 축적되어 그 잠재의식의 발로에 따라서 친·부친의 인간관계가 형성되어 과거의 업력에 따라 현생을 산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들 어리석은 범부 입장에서는 스스로가 영생을 살면서도 단생의 단견에 치우치며 그 영생을 알지 못하거나 더구나 부정까지 함부로 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인생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이 생사에 대하여 우리는 진지하게 연구해 봅시다. 과거에도 오랜 동안을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갔고 현재에도 많은 사람이 살고 있으며 또 다가올 미래에도 많은 사람이 올 것입니다.
이와 같이 많은 사람이 가고 살고 오는 가운데에 어떤 사람은 값있는 생을 산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아무 까닭 없이 유야 무야 지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명의 길고 짧음을 초월하여 우리는 어떻게 하면 후손만대에 거울이 되고 또 자신의 영생 길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를 항상 반성해서 올바른 생사 관을 확립하여 슬기로움과 해탈과 공덕을 남기는 가치로운 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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