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부족 국의 자원정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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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 나라의 자연자원 부존 상태는 매우 빈약하다. 공업원료의 확보라는 면에서도 그렇고 식량자급이라는 면에서도 그렇다. 한마디로 자원부족 국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마다 막대한 외화를 각종 공업원료와 농산물 수입에 쓰고 있다. 올해 우유수입 예상액만 하여도 무려 약 12억 달러에 달하고 농산물수입액도 자그마치 6, 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각종 공업원료의 수입액을 모두 따진다면 그 규모는 매우 클 것이며, 올해 수출목표액 45억「달러」로 얻을 수 있는 순 외화 가득 액으로써는 도저히 어림없는 것이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해외원료의 수입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다. 공업화에 의한 경제발전을 꾀하고 있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빨리 후진상태에서 벗어나야 하겠고, 그러기 위해서는 공업발전을 적극 추구해야 하겠으며, 또 그러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해외자원에의 의존 화를 마다할 수 없는 것이다.
공업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더욱 해외자원의 수입액이 늘어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는 적어도 현재와 같은 공업화방식을 그냥 지속하는 한 불가피한 일이다.
이것은 결국 우리의 공업화방식이 지나치게 자원 사용 적인 기술형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된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자원 절약 적인 기술방식의 채택을 지향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이것은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있는 수출공산품의 외화 순 가득률, 또는 국내 부가가치 율이 극히 낮다는 사살로써도 증명된다. 물론 이와 같은 경향은 수출공산품에 한한 일이 아니라 국내공업제품의 대부분에 공통되는 사실이다.
이것은 단순한 가공과정에서 원자 료를 많이 쓰는 기술방식의 채택을 뜻한다는 뜻에서 노동절약 적인 생산방식의 채택을 또한 의미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그것은 자본사용 적인 기술을 쓰고 있다는 일이 된다.
실지로 우리의 경우 막대한 자본투하로 수입자본시설을 갖추고 있으면서 노동력의 불 용량은 불과 얼마 되지 않는 생산활동의 예를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자본부족·노동력초과의 상태에 있는 경제가 요구하는 결과는 심히 어긋나는 기술방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연자원과 자본이 부족하고 노동력이 풍부하다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라면 비록 자연자원과 자본 등의 자원은 부족하지만 노동력이라는 자원에 관한 한 결코 비관할 입장에 있는 것이 아니다. 노동력이 부족한 경제의 눈에는 그야말로 부러운 상태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현재의 공업화방식은 노동절약 적이고 자연자원과 자본의 다 사용 적인 방식을 마치 공업화의 첩경인양 알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자원이 부족하면 자원절약 적인 생산기술과 산업구조에의 전환을 꾀해야한다. 자본이 부족하면 자본절약 적인 기술을 택할 수밖에 없다. 노동력이 상대적으로 풍부한데도 이를 외면하는 것은 산업 및 자원정책의 기본방향이 잘못되어 있음을 드러내는 일이다. 물론 이것은 자원배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가격기구의 잘못 운용에도 크게 기인되고 있는 일이다.
자원대책은 현재의 기술수준을 소 여로 하여 그저 소요자원의 확보에만 급급 하는 것일 수는 없다. 부족자원을 절약하고 국내노동력의 보다 물질적인 활용을 꾀하는 기술혁신을 하는데 서도 적극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점에 대한 정책에는 과연 무엇이 있는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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