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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큰 손 11만 명, 전남 몰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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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8일 전남 목포 신항에 닻을 내린 유람선 ‘보이저호’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내리고 있다. 올해 전남도에는 보이저호를 비롯한 크루즈선이 모두 23차례에 걸쳐 11만여 명의 관광객을 싣고 올 예정이다. [프리랜서 오종찬]

28일 오후 3시 전남 목포시 용해동 갓바위. 300여 명의 유럽인이 해상다리에 올라 높이 20m, 직경 10m의 갯바위(천연기념물 500호)를 이리저리 둘러봤다. “바위가 수천 년 동안 바닷물에 침식돼 갓을 쓴 아버지와 아들을 닮은 오묘한 형상으로 만들어졌다”는 해설사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또 유달산에 올라 타종식을 하고 김대중 노벨기념관, 자연사박물관을 견학했다.

 이들은 세계일주 중인 유람선 ‘보이저(1만5000t급)’호의 여행자들이다. 영국을 출발해 홍콩·중국 등을 거쳐 이날 목포에 도착해 6시간 동안 머무르면서 담양 슬로시티를 둘러보고 재래시장에서 쇼핑도 즐겼다.

 ‘바다 위의 떠 다니는 호텔’로 불리는 크루즈 유람선이 전남으로 몰려오고 있다. 이들 배를 타는 대부분의 관광객이 최상류층 부자나 기업의 VIP 고객들이라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는 올 한 해 23차례에 걸쳐 11만여 명의 크루즈 관광객이 찾아올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4만8000여 명의 두 배가 넘는다. 크루즈 중에는 승무원을 포함해 탑승객이 5000명 이상 되는 14만t급 이상 대형 여객선이 90%를 차지한다.

 이들 가운데 6월 2~12일에 들어오는 14만t급 로열캐리비안호는 특히 주목을 끈다. 중국 암웨이사의 직원·고객 2만5000명을 5차례에 걸쳐 싣고 오는 배다. 여행객들은 순천 낙안읍성·정원박람회를 둘러보고 곡성 기차마을, 여수 오동도를 방문할 계획이다. 1인당 3만원씩 하는 최고급 식당을 예약했으며, 여수 엑스포 박람회장에서는 1인당 20만원짜리 디너쇼도 즐긴다.

 크루즈 관광객이 몰리는 것은 엑스포·정원박람회 등 굵직한 행사를 잇따라 개최해 전남에 볼거리가 많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자체의 유치 마케팅 노력도 한몫을 했다. 전남도는 중국·일본·영국의 선사·여행사를 초청해 관광지·항구 등 명소를 돌아보는 팸투어를 실시했다. 지난해 3월에는 박준영 지사가 일본의 크루즈 선사를 방문해 업무협력 MOU도 맺었다.

 전남도는 크루즈 관광객의 증가로 지역경제에 1000여억원의 직접투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암웨이의 경우 2만5000명이 400억원 이상을 쓰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객을 겨냥해 식당·상가에서 입식의자·주차장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지역주민들의 서비스 마인드가 높아진 것은 더 큰 소득으로 평가된다. 이승옥 전남도 관광문화국장은 “통계상 크루즈 여행객들은 쇼핑, 관광시설이 잘 갖춰진 곳에서는 1인당 945달러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크루즈선이 다시 찾 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지역 특산물 연계 마케팅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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