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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썰전] (19) 프라이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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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피부과 시술을 받는 시대입니다. 갈수록 가격은 내리면서 기술은 발달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여전히 의학의 힘을 빌지 않고 화장의 힘으로 피부 결점을 가리는 여성이 많습니다.

프라이머는 바로 그런 여성을 위한 화장품입니다. 나이 들며 넓어진 모공, 울긋불긋한 여드름 자국 등을 매끈하게 펴보이게 하는 제품인데요.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4개 브랜드를 써봤습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UV 마스터 프라이머 SPF40/PA+++

자갯빛 파우더가 들어있어 얼굴을 화사하게 만든다. 베이지·핑크색 두 종류로, 핑크가 더 인기다.핑크는 혈색을 좋게, 베이지는 피부톤을 차분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30mL 6만5000원.

자갯빛 파우더 들어있는 아르마니
형수 “자연스런 광채 얼굴 작아보여”
경희 “색 살짝 들어있어 부담스러워”

소엽=보통 프라이머는 모공이나 우툴두툴한 요철을 가리려고 쓴다. 그런데 기왕이면 건강한 광택까지 돌면 더 좋지 않나. 광이 난다고 하면 오해할 수 있는데 하일라이터처럼 번쩍번쩍한 건 아니다. 아르마니가 딱 그랬다. 발랐더니 금방 목욕탕 다녀온 것처럼 피부톤이 맑아진 느낌이었다. 에센스나 크림 바른 것처럼 삭삭 스며들기도 하고. 전에 모공 가리는 용으로 나왔던 저가 제품을 한번 써봤는데 그 위에 파운데이션을 바르면 밀려서 얼룩덜룩해졌다. 이번에 품평한 네 제품 모두 전혀 그렇지 않았다. 화장이 잘 먹기도 했지만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어 파운데이션을 살짝만 바르게 되더라.

형수=수분감이 제일 좋았다. 오후가 되면 건조해지면서 화장이 일어나고 밀리는데 이걸 발랐더니 (화장) 밀착감과 지속력이 좋아지더라. 또 바르는 순간 수분이 피부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시원한 느낌에 메이크업이 아니라 스킨케어하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제품보다 케이스가 딱딱한 것도 맘에 든다. 다른 제품은 누르면 너무 많이 나오는데 아르마니는 양조절이 쉬웠다. 또 이걸 쓰니 파운데이션을 평소 절반만 써도 되더라. 너무 과하지 않으면서 광대 등에 자연스러운 광채가 나 입체적으로 얼굴이 작아보이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경희=색(옅은 핑크)이 살짝 들어가 있는 게 부담스럽다. 이 제품은 쉬머(광택용 메이크업 제품)와 프라이머를 섞은 느낌인데, 나는 프라이머 고유의 효과를 내는 제품이 좋다. 난 프라이머를 얼굴 전체에 다 바르지 않고 효과를 보고 싶은 국소 부위에만 쓴다. 그런데 색이 있으면 얼룩덜룩해질 수 있지 않나. 하지만 만약 얼굴 전체에 바른다면 스킨케어 제품처럼 촉촉하게 발려 좋을 수 있다. 아르마니와 로라메르시에가 가장 얇게 발린다.

민희=살짝 펄 느낌이 있다. 색이 들어가서 피부톤이 화사해 보인다

혜영=화사해지긴 하는데 그 위에 파운데이션을 바르니 좀 두꺼워지는 느낌인 데다 난 T존 부위만 바르는데 그 부분만 반짝이는 것도 이상하더라. T존에 기름기가 많아 일부러 파우더를 하는데 이걸 바르니 더 기름져 보인다.

영주=첫 감촉은 정말 좋았다. 그런데 얼굴에 펴바르니 붉은기가 감돌아 얼굴이 빨갛게 보이더라. 1시간 정도 지나니까 자연스럽게 되긴 했지만 처음 발랐을 때 얼굴이 부담스럽다.

로라 메르시에 파운데이션 프라이머 오리지날

화가였던 메이크업 아티스트 로라 메르시에가 1996년 만든 프라이머. 그림 그리기 전 깨끗한 캔버스 준비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6종류 가운데 ‘오리지날’이 가장 인기다. 라벤더·오렌지·자스민·알로에 추출물 등 식물성 성분과 미네랄이 분과 광채를 준다. 오일 프리. 50mL 4만8000원.

'원조 프라이머' 로라 메르시에
경희 “얇게 잘 발리면서 피부 정돈”
민희 “파운데이션 없이는 모공 커버 잘 안돼”

경희=로라 메르시에와 나스 제형이 마음에 들었다. 로라 메르시에는 얼굴 전체에 가장 편하게 쓸 수 있다. 국소부위뿐 아니라 얼굴 전체에 발라도 얇게 잘 발리면서 피부를 정돈해주는 느낌이다.

영주=일단 촉촉한 느낌이 좋았다. 로션처럼 묽은 타입이라 밀착감도 좋았다. 파운데이션을 위에 덧발랐을 때 확실히 자연스러운 혈색이 되면서 피부는 매끈하게 표현이 됐다. 특히 난 코 볼에 모공이 좀 있는 편인데 프라이머를 바르지 않았을 때와 비교하니 확실히 커버가 잘 되더라.

혜영=가장 자연스럽다. 베네피트처럼 피부가 확 펴진다는 느낌은 덜했다. 하지만 화장을 하고 나니 차이가 더 많이 나더라. 프라이머만 발랐을 땐 당장 가려지는 느낌은 없는데 그 위에 파운데이션을 바르니 확실히 더 쫀쫀하다.

민희=에센스 바른 것처럼 가장 촉촉했다. 하지만 피지나 모공 커버는 안 된다는 느낌이었는데 정말 그 위에 파운데이션을 바르니 삭 스며들면서 피부표현이 촉촉하게 잘 됐다.

소엽=원래 로라 메르시에를 썼다. 이 제품 프라이머에 반하게 됐다. 이것만 바르고 컨실러로 잡티만 살짝 잡으면 ‘쌩얼’(민 얼굴)로 다녀도 부끄럽지 않다.

형수=아르마니와 나스가 수분감이 풍부했다면 로라 메르시에는 색조화장품 느낌이었다. 화장이 잘 먹어 완성도가 높아 보였다. 하지만 요즘 피부가 푸석푸석하고 수분감이 없어서 아르마니나 나스를 발랐을 때 만족감이 높았다.

베네피트 더 포어페셔널 프라이머

연한 베이지색의 오일 프리 제품. 2010년 출시 한달만에 1만8000개가 팔렸다. 지금도 매달 1만개 이상 팔린다. 항산화 효과가 있는 비타민E가 들어있다. 22mL 4만4000원.

오일 프리 베네피트
혜영 “바르기 전후 차이 가장 확실”
형수 “흡수 잘 안되고 겉도는 느낌”

혜영=원래 프라이머를 잘 안쓰는데 한때 베네피트 붐이 일 때 써봤다. 요철을 잘 메꿔줘 프라이머 기능을 잘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른 전후 차이가 확실하다. 게다가 베네피트 매장에서 이걸 T존에 발라 수정 화장을 해주는데 처음 메이크업한 것처럼 보송보송해졌다. 잔주름이 마술처럼 갑자기 펴지더라. 보송보송한 화장을 좋아해서인지 이게 맘에 들더라.

경희=맞다. 메이크업 수정 용도로 쓸 수 있는 건 베네피트 하나뿐이다. 난 너무 보송보송한 건 싫지만 수정용으로 콧망울 옆이나 팔자주름, 눈밑 등에 조금 묻혀서 톡톡 두드리니까 파운데이션이 펴지더라. 모공이 큰 사람한테 좋을 것 같다.

소엽=광택은 없지만 프라이머의 기본은 잘 갖추고 있다. 부드럽게 발리고 매끈한 피부를 연출할 수 있다. 피부 전체가 고와 보였다. 보는 거랑 바르는 거랑 다르더라. 짤 때는 색이 있는데 바르고 나면 색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형수=피부가 속은 건성이고 겉은 약간 지성이라 그런지 베네피트 바르니까 흡수가 안 되고 겉돌았다. 또 이건 자외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선크림까지 바를 수밖에 없었는데 그랬더니 들뜨는 느낌이었다. 베네피트는 국소부위에 바르면 매끈해지는 효과가 확실히 있다. 수정용으로는 좋겠지만, 이런 효과라면 차라리 컨실러를 쓸거 같다.

민희=베네피트 프라이머 원래 썼다. 처음 두 세달은 보송한 느낌이 신기해서 발랐지만 촉촉한 걸 좋아하는 나와 잘 안맞았다. 또 나는 프라이머를 전체 얼굴에 다 바르는 편이라 그런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

영주=다른 3개 제품은 에센스나 로션같은 타입인데 베네피트만 좀 마른 느낌이었다. 이걸 바르면 얼굴에 막이 씌워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질감이었다. 써보니 피부가 한결 매끈해졌다. 하지만 로라 메르시에나 나스같은 촉촉한 느낌이 더 좋다.

나스 프로 프라임 멀티 프로텍트 프라이머 SPF30/PA+++

투명한 프라이머. 민감한 피부가 균형을 찾도록 돕는 인디안 프랑킨센스(유향나무)를 넣었다. 오일과 파라벤(방부제)·인공향이 없다. 논-코메도제닉 피부과전문의 테스트를 통과했다. 여드름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30mL 5만원.

여드름 관련 피부과 테스트 거친 나스
영주 “자외선 차단, 귀차니스트에 딱”
민희 “차라리 선크림 바르는 게 나을 듯”

경희=가장 쫀득쫀득해서 피부를 움켜쥐듯 딱 잡아주는 느낌이다. ‘물광’(물기 머금은듯한 촉촉한 광택)이 난다. 아르마니는 뭔가 펄이 들어가서 반짝이는 느낌이라면 나스는 물광. 아르마니와 마찬가지로 자외선 차단기능이 있는데 장점 같다.

형수=수분감이 좋다. 아르마니처럼 광이 있고 지속력이 좋다. 바르면 시원한 느낌까지 비슷하다. 하지만 아르마니를 바르면 파운데이션 양을 줄여도 될 만큼 프라이머 효과가 확실했다면 나스는 그냥 크림을 하나 더 바르는 느낌이었다.

민희=촉촉한 에센스 느낌이다. 하지만 아르마니와 로라 메르시에가 그런 느낌이 더 많다. 자외선차단 기능은 만족스럽지만 난 차라리 썬크림을 따로 바르는 게 낫다.

형수=나는 화장을 한 단계라도 줄이는 걸 좋아해서 마음에 든다. 이걸 쓰면 선크림을 안발라도 되니까 좋다.

혜영=뭔가 조금씩 부족하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다지만 그걸 원하면 그냥 선크림을 바르면 되지 않나. 쫀쫀하게 잡아주는 건 로라 메르시에가 더 좋았다. 커버는 베네피트가 더 좋고, 자연스런 광은 아르마니가 좋다.

민희=어떻게 보면 그게 장점일수도 있다. 모든 걸 조금씩 다 가지고 있다는 얘기 아니냐.

소엽=선물을 한다면 나스를 하겠다. 무난하기 때문이다.

영주=로션 바르는 느낌이었다. 특별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지만 자외선 차단이 된다니까 귀찮을 때 선크림 대신 이것만 바르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귀차니스트에겐 장점이다.

정리=안혜리 기자
섭외 및 진행=윤경희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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