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돈 9천만원 빼내 도주대리·여직원 공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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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인천=장호근기자】 인천시농협 주안예금취급소 상무대리 박환준씨(37·인천시남구주안동542)와 보통예금담당여자행원 김명희양(25·인천시남구선학동100)이 공모, 남발한 자기앞수표로 현금 9천18만원을 빼내 행방을 감춘사실이 밝혀져 경찰이 11일 이들을 업무상 횡령혐으로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은행감사를 이틀 앞둔 10일 이들이 똑같이 결근한 것을 이상히 여긴 조중행소장이 예금원장을 점검한 결과 현금이 엄청나게 부족한 것을 발견, 인천동부경찰서에 신고함으로써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기혼자인 박대리와 미혼인 김양은 지난 72년부터 주안예금취급소에서 같이근무, 지난 여름부터 가깝게 지내온 사이로 동료들간에 알려졌다.
이들은 미리 짜고 지난달12일 주안예금취급소에 김인수라는 가공인물의 예금구좌를 트고 현금이 입금된 것처럼 예금원장에 기재, 30만원∼2백만원짜리 보수를 남발, 한일은행 인천지점등 인천시내 12개 은행에 추심을 거쳐 예금을 하거나 현금을 빼내는 수법으로 불과 한달동안 자기앞수표 10여장을 발행, 9천18만원을 빼냈다.
박대리는 인천시농협이 산하 예금취급소가 발행한 수표를 한은인천지점어음교환소에서 한꺼번에 교환, 각예금취급소로 보내는 것을 이용, 자신이 발행한 수표가 돌아와 교환제시되면 수표를 찢어버리거나 불태워버리는 교묘한 방법을 썼다. 」
박대리와 김양이 범행한 지난 한달동안 주안예금취급소의 현금보유액은 장부상 1억여원이 넘고 있는 것으로 돼있으나 이들이 도주한 뒤 금고 속의 현금은1백여만원 뿐이었다.
주안예금취급소는 매월12일 결산하는데 하루 결산마감을 이들 2명에게 전적으로 맡긴 것이 이같은 사고를 내게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대리는 지난 62년 인천시농협에 들어가 근무하다 주안예금취급소로 지난 68년 자리를 바꿔 근무해온 중견행원.
2남1녀의 가장인 박대리는 3대 독자로 평소 거래선과의 교제를 이유로 작년6월부터 밤11시가 넘어야 귀가, 외박이 잦고 낭비벽이 심했다고 한다.
큰키에 명랑한 성격인 김양은 서울 모여상을 졸업, 박대리와 함께 지난 72년10월부터 주안예금취급소에서 근무했다.
박씨와 김양은 지난 9일 하오7시쯤 김양의 작은아버지 김모씨집에 들러 『아버지서류』라고 편지 3통을 맡겼는데 이편지에는『지금의 남자와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사이로 번져 인천에선 도저히 살 수 없어 먼곳으로 떠나니 찾지말라』고 쓰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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