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경주와 더불어 산 일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7일 경호역전의 서울「골·인」을 앞두고 용산의 육교난간사고로 사망한 김기선씨(34·사진)는 역전과 함께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육상인이었다.
그는 경기 「팀」의 임원은 아니었지만 현재「코치」로있는 평택동고의 임상규등 3명의선수가 경기도의 선수로 선발되자 천안까지가서 선수들을 따라오며 격려하다가 불의의 참변을 당했다.
안성농고를 졸업하고 63년에 당시 평택 중·고의 육상 「코치」로 있었던 공창성씨(39) 에 발탁돼 「마라톤」을 시작했던 그는 66년부터 경부 역전대회에 경기「팀」선수로 줄곧 출전, 68년 경기가 우승할때는 주전선수로 이름을 날렸고 전국체전의「마라톤」에서도 6위로 입선까지했다.
그후 70년에 은퇴, 71년에 평택동중·고의 육상 「코치」를 맡은 그는 많은 중·고 「마라토너」를 배출시키면서 72년의 제2회 경호역전 대회때는 경기「팀」의 부「코치」를 맡기도했다.
참변을 당하기 전날 그는 천안에서 자기학교선수 3명에게 저녁을 사주면서 격려했고 그날밤 평택으로 돌아갔다가 다음날 아침 다시 천안으로 내려와 강원과 2위 다툼을 하던·경기 「팀」을 끝까지 응원, 용산육교 밑에서 떨어지는 쇠난간을 머리에 맞고 쓰러졌다.
이소식이 전해지자 경호역전대회에 출전했던 8개 시·도 선수단에서는 역전과 더불어 살다가 죽은 고인에게 성금을 각출, 애도를 표시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