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앞 둔 수도권 전철의 복병|사고 무방비 건널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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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수도권 전철화사업이 61%의 공사 진척을 보이고 있는데도 철도청은 건널목 개량엔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어 개통 후 전철통행량에 비해 건널목사구의 위험이 많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5일 철도청에 따르면 오는 8월15일 개통 예정인 98.6㎞ 전철화구간의 건널목은 1∼4종까지가 64개소, 5종(우마차통행 건널목) 까지 합하면 1백여개소가 넘는다.
이들 건널목을 종류별로 보면 차단기 시설과 경보장치가 있고 간수가 24시간 배치되어있는 1종이 1개소, 간수 없이 경보장치만 되어있는 3종이 7개소이며 간수·차단기·경보시설도 없이 위험표지만 세워놓은 4종이 22개소 그밖에 우마차 통행정도의 소로인 5종은 40여개소가 훨씬 넘는다.
이중 가장 위험한 곳은 간수가 없는 3종 이상의 건널목들. 결국 1종에서 4종까지의 건널목 64개 중 34개소를 제외한 절반 가량이 사고의 위험을 지니고 있으며 5종까지 합하면 70% 가량이 사고 무방비 상태에 있는 셈이다.
더구나 전철이 개통되면 경인선과 경부선 관내의 열차 통행량은 거의 2배가량 늘어나게 된다.
현재 인천은 하루 88회, 수원은 1백16회나 각종열차가 운행하고 있는데 전칠 개통이후에는 인천간은 거의 2배, 수원간은 70회 이상 열차 통행이 늘게되어 건널목의 개량사업은 더욱 시급한데도 철도청은 관계부처와 협의중이라는 이유로 아직 손을 대지 않고 있다.
당초 경기도는 전철 개통에 대비, 관내 건널목 중 인천·부천·안양·시흥·수원 등지에 67억3천7백만원의 예산으로 육교·고가교·기하보드·차도 등 53개 시설물 설치를 철도청에 건의한 바 있으나 엄청난 예산 때문에 반려됐고 우선 시급하다고 생각되는 16개 소만이라도 건널목 개량으로 32억5천8백만원을 투입해 줄 것을 다시 요청했었으나 이마저 보류상태에 있다.
청도청 당국자는 건널목 개량 총기법에 따라 해당 부처와 협의, 공동 부령을 제청, 시행해야하기 때문에 당장 시설개량이 어렵고 현재 관계부처와 협의중이라고 만 밝혔다.
철드청에 따르면 자동 경보기 1개소 설치에 드는 비용은 2백만원∼3백만원, 이에 대해 경인선의 경우 역곡·송내·동암 등 신설역 주변의 주민들은 앞으로 전철 이용자가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 차단기 없는 건널목에 우선 차단기나 나동 경보장치만이라도 설치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시흥군 남면 부곡리 김모씨(46)는 『큰 아이를 서울에 통학시키고 있어 지금도 안심이 되지 않는데 전철이 개통되면 철길 건너는게 더욱 두려워진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전철역 구역 내의 건널목 개량 사업은 서울시가 집행하고 잇는 삼각지 고가교 연장, 구로동 지하도 및 영등포역 남북구 「오버패스」시설 뿐이며 경기도관내에는 전혀 손을 대지않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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