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선원전원이 모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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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지검 최환 검사는 22일 1억5천만원 규모의 녹용 밀수를 했던「퀸·스타」호 밀수사건의 전모를 밝혀내고「퀸·스타」호 기관장 김철중씨(35) 조기장 이훈배씨(43) 갑고수 전홍욱씨(45)2기원 계영일씨(33)1기원 한계성씨(34)일 타수 이우조씨(31)상인 박명준씨(32)등 7명을 특정 범죄 가중 처벌법 위반협의로 무더기 구속했다. 검찰은 또 선장 전종석씨(34)1기사 곽두열씨(26)1갑원 김방남씨「홍콩」상인 최상호씨(44)한약방 주인 오모씨 등 상인 5명 등 도합 9명을 같은 협의로 수배하는 한편 밀수품을 운반한「퀸·스타」호(1천9백40t)를 귀항하는 대로 압류하기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홍콩·라인」외항선인「퀸·스타」호 선원들은 지난 73년 10월 초순쯤「홍콩」에서 모항인 부산으로 항해중 전 선원이 녹용 밀수를 모의한 뒤 부산에 입항해 선장 전씨가 5천「달러」,기관장 김씨가 2천2백「달러」, 조기장 이씨가 9천7백「달러」등 6만7천「달러」를 거두고 상인들로부터 1만4천5백50「달러」를 받는 등 도합 8만1천5백50「달러」를 준비, 다시「홍콩」으로 갔다. 10월19일 조기장 이훈배씨·갑고수 전홍욱씨 등 2명이「홍콩」상인 최씨의 안내로「홍콩」의 덕배 상사와 신한 공사 등에서 녹용 2백33.19㎏,「스위스」제「산도스」손목시계 1백21개, 여자용 구술장갑 7백23켤레를 구입, 부산으로 밀수입해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당초 밀수품을 남해안의 홍도나 형제도 근해에서 거룻배에 인계, 양육할 계획이었으나 풍랑으로 실패, 10월28일 밀수품을 선창에 숨긴 채 부산항에 입항했다가 이튿날인 29일 상오 2시 부산 지검에 적발됐었다.
그러나 당시 선원들은 달아났던 갑고수 전씨 등이 상인들과 짜고 밀수한 것이라고 우겨 현품만 압수하는데 그쳤다.
검찰은 많은 양의 밀수품을 한두 명의 선원들에 의해 이루어지기가 힘들다고 보고 4개월 간 끈덕진 수사를 편 끝에 전 선원이 모의한 조직적인 밀수사실임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우리나라 밀수사상 처음으로 대형 외항 선박을 밀수와 관련, 압류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항해중인「퀸·스타」호가 부산항에 입항하는 대로 압류할 계획이다.
검찰에 따르면「퀸·스타」호의 경우처럼 전 선원이 밀수에 가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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