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망 비상점검 (4)|철강재|석유·원자재 파동 뒤의 품목별 현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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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내수와 수출 수요의 마찰 및 「에너지」 파동에 따른 미·일의 내구성 소비재 산업 경기둔화 등으로 올해 철강재수출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에 있다.
연평균 15∼25%의 증가율을 보이고있는 철강재의 국내 수효 때문에 이미 작년부터 철강재 수출은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으며 거기에다 「에너지」 파동에 따른 미·일의 냉연박판 수요감퇴까지 겹쳐 철강재 수출전망을 어둡게 하고있다.
이처럼 철강재 수출업계는 내외 요인이 겹쳐 수출을 제어 받고 있는 셈. 이 때문에 정부당국도 올해 수출목표를 대폭 줄여 작년 실적보다 50%가 증가한 3억 「달러」로 잡고 있다.
일본이 대미 철강 재수출을 자율 규제하기 시작한 지난 69년 이후 우리 나라의 철강재수출은 경이적인 신장율을 기록했다.
68년에 불과 2백만 「달러」이던 철강 재수출이 69년에 7백만 「달러」, 70년 2천 3백만「달러」, 72년에는 1억 「달러」를 돌파, 1억 9백만「달러」에 달했고 작년에는 전년대비 1백%가 증가한 2억 7백만 「달러」를 기록했다.
69년 이후 73년까지 연평균 2천%의 증가율이다.
이 같은 경이적인 수출신장은 일본의 대미 철강재수출 자율규제에 따라 우리 나라의 대미 냉연박판 수출이 상대적으로 급증했고, 또 일본과 미국과의 t당 1백불에 달하는 가격차를 이용, 우리 나라가 원자재인 「핫·코일」을 일본에서 수입하여 미국 내 가격보다 싸게 수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에는 내수 충족을 위해 철근의 수출금지 등 철강재의 내수용 공급을 확대하여 수출물량은 상대적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실적은 2억 7백 80만「달러」로 전년대비 1백%나 증가했다.
이는 작년 하반기 이후 국제철강재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인데 냉연박판은 작년 초의 t당 FOB 1백 50불 선에서 작년 말에는 2백 60불로 1년 동안 70%이상, 그리고 중후판은 t당 1백 60불 선에서 2백 80불로 80%가 각각 올랐다.
이로 인해 포항종합제철은 설립 초년도부터 흑자를 기록, 73년의 당기순익은 50억 원에 달했고 냉연박판 최고수출 회사인 연합철강은 72년의 순익 5억원에서 73년에는 17억원으로 2∼4배의 순익증가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에는 국내수요가 더욱 증가, 수출물량이 크게 제한 받게 된데다 철강재 수출의 50∼70%를 차지하는 냉연박판의 국제수요가 고개를 숙이고 있어 철강재 수출은 시련에 부닥치고 있다.
정부당국은 철강재의 국내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철강판의 40% 내수판매를 의무화시켰고 또 총판제도를 폐지, 실수요자에 대한 직배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포항제철에서 수출했던 중후판은 현대조선 등 국내조선용 수요확대로 올해부터는 사실상 수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거기에다 냉연박판은 미·일등의 자동차·냉장고 등 내구성 소비재산업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감퇴, 일본의 수출공급 증가 등으로 국제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봉강·주물 등은 고철확보 여부에 직결되고 있으나 올해, 고철 수요는 1백 20만∼1백 50만t인데 비해 현재 확보되어 있는 물량은 40여만t에 지나지 않고 있다.
결국 올해 철강재수출은 국내요인이 주도하여 작년의 1백%, 신장세에서 50% 증가로 급강하할 수밖에 없는데다 50% 증가 자체도 고철확보·냉연박판 가격추세가 관건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들 문제는 하반기에 가서야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이고 있으며 따라서 상반기의 철강재수출은 관망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형편이다.

<김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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