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훔친 모범 여고생 경찰서 불구속입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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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7일 하오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돈을 훔친 B여고 모범생 이모 양(17)을 불구속 입건, 보호자에게 인계했다.
경찰은 이양이 졸업반으로 학업성적이 우수한 모범학생이며 범행이 우발적이었다는 점을 들어 관대한 처벌을 했다.
동광흥산(서울 중구 충무로3가 59의23)회장 채성호씨는 이양에게 보내 달라고 등록금 9천9백60원을 8일 중앙일보사에 맡겼다.
채씨는『배우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범행한 이양의 입장에 동정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B고를 졸업할 때까지 학비를 돌봐 주겠다』고 말했다.
또 서울 등사 실 대표 이규영씨(52·서울 종로구 적선동 132)가 이양에게 전해 달라고 1만원을 종로경찰서에 전해 왔으며 친구인 이기성씨(53·장안인쇄공사 대표)와 함께 이양이 졸업할 때까지 학비를 대주겠다고 약속했다.
또 대한적십자사 장년봉사 회 간사 홍병식씨가 올해 1기분 납입금 1만2천 원을 이양의 학교에 전했다.
이 같은 온정의 소식을 들은 이양은 눈물을 흘리며『잘못을 뉘우치고 독지가들의 뜻에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공부해 교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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