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철수 의원 서울시장 출마 내부에서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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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안철수(얼굴) 의원이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 등으로 직접 출전하는 방안을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 의원 측 신당 창당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 윤여준 의장은 최근 안 의원에게 “지금 서울시장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으면 안 의원이 나갈 각오를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한 핵심 인사가 21일 전했다. 윤 의장은 안 의원에게 “마지막까지 민주당과는 명운을 건 게임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고 한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안 의원이 지원한 박원순 시장과의 관계는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단 윤 의장은 “직접 출마하는 건 마지막 카드”란 단서를 달았다고 한다.

 이에 안 의원은 “국회의원에 당선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나가면 시민들이 뭐라고 하겠느냐. 설사 나가서 시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시민들이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대선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지 않겠느냐”며 일단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안 의원 측 관계자는 “그 순간까지 안 갔으면 좋겠고, 안 의원이 현재는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은 맞지만 최악의 경우 직접 출마하는 걸 각오해야 한다는 인식은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안 의원이 직접 출마를 하는 상황이 될 경우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 등 다른 지역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안 의원은 제주에서 오는 2월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늦어도 3월까지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특히 지방선거 때 서울을 포함해 17개 광역단체에 모두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해 ‘박원순 대 안철수 신당’의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울을 피하고 다른 지역에 출마하는 전략적 선택을 할 경우라도 안 의원이 ‘선수(選手)’로 나설 경우 지방선거 구도에 파장이 예상된다. 안 의원은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했으나 장 교수의 거부로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한 상태다.

 신당 창당까지 두 달여밖에 시간이 남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를 포함해 중량감 있는 광역단체장 후보를 영입하지 못할 경우 당원과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안철수 직접 출마론’이 거세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소아·하선영 기자

윤여준 의장, 직접 만나 건의
안 의원측 "최악의 경우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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