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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교역 기반 갖춰야 할 때|「검은 노다지」의 각축장… 우리 기업 진출 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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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쿠웨이트=박동순 특파원】한국이 「걸프」와 「칼텍스」 등을 통해 필요한 원유의 대부분을 수임하고 있는 중동의 석유 왕국 「쿠웨이트」는 총석유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쿠웨이트·오일·컴퍼니」의 주식 60%를 취득, 급격하게 늘어날 정부 귀속 원유의 판매 방법을 다각적으로 검도하고 있어 한국의 경우에도 그 귀추가 중요한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완제품·원유 바터 가능>
본 특파원이 만난 「쿠웨이트」의 유력한 당국자들에 의하면 「쿠웨이트」 정부는 아직 뚜렷한 방침을 설정한 것은 아니지만 기본 방향은 다음 네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①직접 정제 주의를 채택, 가능한 한 원유를 정제하여 그 제품을 수출하며 따라서 앞으로 많은 정유 공장에 직접 투자하고 정유 공장 입지는 「쿠웨이트」 국내에서 찾는다.
②원유를 판매할 경우에는 현금에 의한 즉시불을 원칙으로 하며 가능한 범위에서 「메이저」를 경유하지 않고 2국간 거래에 의해 보유 원유를 매각한다.
③예외적으로 필요하다면 기술 원조·국내 경제 개발을 위한·실업 협력, 때로는 외국 완제품과 원유를 「바터」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교역과 석유 판매는 별개의 차원에서 다룬다.
④선진국을 제외한 발전 도상국의 투자는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대한 투자도 별반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석유 정책의 기조였다.
「쿠웨이트」 정부의 실력자이며 상공장관 「아다사니」의 아들이기도 한 석유성의 「알·아다사니」 차관보는 『한국은 비교적 산업 지반을 정비해서 경제 개발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해 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걸프」를 통해 수입 정제하여 사용하고 있는 원유 수요 자체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사태는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밝혀 양의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연불 판매 가능성 배제>
그러나 「아다사니」 차관보는 한국과 「쿠웨이트」의 정부 또는 민간 합작에 의한 정유 공장 등의 건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는 정부가 투자해서 「쿠웨이트」 국내에 건설할 계획이며 앞으로 모든 「오일」을 정제하여 판매할 생각이고 원유를 팔 때에는 현금 판매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혀 한국 등에 직접 투자할 의향이 없음을 명백히 하고 연불 판매 가능성도 배제했다.
상공성의 「입둘라·H·알·아마드」 상역담당 차관보도 『석유를 어떻게 파느냐는 것은 석유성 소관이며 나는 「쿠웨이트」가 필요로 하는 물건의 구매 업무만을 다루고 있다』고 말해 원유와 기타 상품의 광범위한 「바터」 가능성도 배제하고 『원산지가 「이스라엘」이 아니고 관련 자재·자금·기술 등의 측면에서 「이스라엘」과 제휴하지 않은 상품이면 우리가 원하는 상품은 무엇이든 한국에서 살수 있으며 이미 관계 「리스트」를 「쿠웨이트」 주재 한국 공관에 제시한바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쿠웨이트·오일·탱커」 사장이기도 한 「압둘·아지스·H·알·사갈」 「쿠웨이트」 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은 왜 상품을 「스미도모」 「미쓰비시」 등 일본 상사를 통해 「쿠웨이트」에 팖으로써 값이 비싸 지게하고 한국 자체 기업들은 지점 하나 없느냐』고 반문하면서 『빨리 한국도 지점을 설치, 자체 조직을 갖추어 「쿠웨이트」에 교역 기반을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갈」 회장은 『「시멘트」의 경우에도 멀지않아 소련·「루마니아」산 「시멘트」가 「쿠웨이트」시장에 들어오면 한국은 경쟁 조건이 불리해 질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것은 한국이 「쿠웨이트」측의 「시멘트」 공급 요청에 거의 응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여진다.

<합작 투자 공장 부정적>
한편 한국과 「쿠웨이트」의 합작에 의한 공장 건설 문제에 대해 「사갈」 회장도 역시 부정적 견해였으며 양국 상공회의소 사절단 교환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측이 먼저 파견해 줄 것을 희망했다.
「쿠웨이트」의 유력지 「알·시아사」의 「아하메드·A·알·자라라」 사장은 「쿠웨이트」가 대외 직접 투자 경험이 없으며 한국은 남북 분단 등의 문젯점을 지니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 한국과 「쿠웨이트」의 투자 협력에는 양측에 다 문제가 있음을 비쳤다고 한국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원유 판매에 있어서는 「쿠웨이트·오일·컴퍼니」의 소주주가 된 「걸프」와 「브리티쉬·피트롤리엄」이 60% 주주가 될 「쿠웨이트」 정부에 귀속하는 「오임」을 계속해서 「배럴」당 8「달러」50「센트」에 인수, 판매할 것을 제의했다고 이곳의 유력 영자지 「데일리·뉴스」가 보도하고 있어 이것은 지주율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원유 판매는 종전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직매 방법을 모색해야>
실제로 「쿠웨이트」 정부는 「메이저」가 석달 간격으로 대금을 깨끗이 결제 해주는데 비해 2국간 직접 판매는 「딜리버리」와 대금 결제 등 많은 문젯점이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쿠웨이트」 정부는 암시세가 갖고 있는 매력을 버리지 못하고 있고 14일에는 처음으로 원유를 국제 입찰에 붙인 것으로 미루어 한국도 일단은 종전 체제와 병행하여 직접 구입 방법도 모색하는 양면 작전을 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또 「쿠웨이트」를 다녀간 관개 당국자나 한국의 상사원들이 남발한 공수표 때문에 한국에 대한 불신감이 「쿠웨이트」 안에 상당히 만연돼 있는 점에 대해 심각한 반성이 있어야겠다. 【박동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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